현대제철, 철강업 '메이저리그' 진출 불지폈다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10.01.05 14:19

정몽구 회장, 제철소 고로에 손수 첫불 당겨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일관제철소에서 쇳물 생산설비인 고로(용광로)에 첫 불을 당겼다.

현대제철은 5일 당진 일관제철소 고로공장에서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행사를 가졌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고로에 직접 불을 당겼으며, 고로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폴워스(PW)사 마크 솔비 사장 등 내ㆍ외빈과 임직원 60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선철)을 만드는 제철소 핵심 설비이며, 화입식은 철광석과 코크스가 들어있는 고로의 하단부에 처음으로 불씨를 넣는 행사다. 고로에 한번 불이 당겨지면 내부수리 등을 위해 일부러 끄기 전까지는 계속 타오르며, 쇳물 생산도 계속된다. 현대제철은 4월부터 이 고로에서 쇳물의 상업적 생산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며, 그 이전까지는 시험생산을 반복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2006년 10월 기공식 이후 전 임직원이 경제의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사명감으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매진한 결과 3년 만에 1고로 화입식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동안 고로 건설에 각별한 관심을 쏟으며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일주일에 2~3번씩 헬기를 타고 직접 건설현장을 방문했으며, 현대제철 외 다른 그룹 계열사 직원들에게 당진공장 방문을 독려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도 화입식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철강업체가 고로를 보유하는 것은 철강업계에서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간주된다. 철강제품의 생산방식에는 △고철을 전기로에 녹여 철근이나 형강 등을 생산하는 것과 △철광석을 고로에 녹여 열연강판·후판 등을 만드는 두 가지가 있는데, 보통 후자가 더 고급제품이며 수익성도 높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포스코만 고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현대제철이 가세하면 고급 판재류 시장에서의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된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판재류를 생산할 때 원료로 고철(스크랩)이나 철강 반제품(슬래브)을 수입해서 썼기에 제조원가가 비쌌지만, 이제부터는 철광석을 직접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톤당 10만원 정도의 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료비의 1/4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에서 현재 2기의 고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1고로를 본격 가동하게 되면 연간 4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게 된다. 내년에 2고로까지 가동하면 총 800만톤의 생산능력을 더 확보, 기존 전기로 생산과 합쳐 연산 2000만톤 규모의 철강업체로 성장한다. 이는 포스코의 철강 생산능력(2008년 기준)의 2/3에 해당하며, 세계 10위권 진입을 가능케 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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