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해 최고 화두는 '구조개편'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권화순 기자, 정진우 기자 | 2010.01.04 16:09

(상보)주요 은행장 경인년 일성…M&A, 내실 경영 등 대응은 '제각각'

주요 시중은행장과 금융지주회사 회장은 경인년 새해 시무식에서 금융권의 구조개편을 올해 최고의 화두로 꼽았다. 주도권을 놓고 은행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존방식은 인수·합병(M&A)과 내실다지기 등으로 엇갈렸다.

◇"경영여건은 개선"=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거시경제 등 경영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반기에 수요회복과 고용개선 등으로 다소 높은 성장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금리인상과 원화 강세, 원자재가격 상승 등 '3고 시대'의 도래로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국내외 경제는 금리상승, 경지회복 지연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지만 서서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안정기조 속에서 금융산업의 경영환경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구조개편"=은행장들이 공통으로 꼽은 올해 화두다. 강정원 행장은 "본격적인 구조개편이 진행되면 금융사간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SK텔레콤과 하나카드의 제휴를 의식한 듯 "통신 및 유통업계의 신용카드, 금융상품 판매업 진출 등 금융영역을 넘어서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행장은 "단순한 외형성장보다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질적·양적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지주회사 차원의 M&A 성장전략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 역시 "국내 금융권의 판도는 은행간 M&A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각 은행이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내실없는 기업들이 빠르게 사라져갔다"고 상기시킨 후 "홈런보다는 안타를 쌓아 승리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판도 변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실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다.

◇"민영화는 험한 여정"=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내실성장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새해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모든 사업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성장시키고 한단계 성숙시키겠다는 것. 그 이행방안으로 △수익기반 확충 △리스크관리 최적화 △효율적 비용 관리 △직원역량 계발 △고객 행복경영 등을 제시했다.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진 빚을 갚는 길이고 경영자율성을 되찾는 길"이라며 "우리은행의 역사와 정통성, 자긍심을 100년, 1000년 변함없이 유지·계승하기 위한 험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민영화에 첫발을 내디딘 산은금융그룹은 그룹체제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민유성 회장은 "올 한해는 여느 기업의 일상적인 한해가 아니다"라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적 투자은행들과 자웅을 겨루게 될 글로벌 기업금융전문투자은행(CIB)을 향한 장엄한 출발을 시작했다"며 "한국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금융수출의 선봉이 되자"고 말했다. 이어 "2011년 국내와 2012년 해외증시 상장을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존심 회복"='펀(Fun) 경영' 전도사를 자처하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이날 본점 로비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맞으며 이색적인 시무식을 열었다. 하얀 호랑이인형을 나눠주며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을 따라하는 등 활기찬 새해를 시작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터널 속에서 시작됐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출범했고 그동안 부족한 부분들을 정비하며 미래의 영업을 위해 든든한 기반을 다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며 "직원의 역량과 은행성과가 한단계 더 점프하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지난해 어둠 속을 거침없이 걸어갔다면 이제는 '기회의 강'을 건너야 할 차례"라며 "중소기업금융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개인금융도 최고인 '최강의 금융그룹'이라는 꿈을 이루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올해 기업은행이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으로 선정돼 만성적인 일손부족을 완화하고 점포도 적기에 확충해나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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