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금호타이어, 왜 펑크났나

더벨 정호창 기자 | 2010.01.04 07:30

대우건설·해외투자로 현금고갈..알짜 계열사에서 워크아웃 신세로

더벨|이 기사는 12월31일(10: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에 들어간다. 2003년 금호산업에서 분사돼 설립된 지 7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될지 모를 운명에 처하게 된 셈이다.

워크아웃 진행에 따라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회사 주인이 금호석유화학에서 채권단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대우건설 인수의 주체가 아니면서도 그 영향으로 그룹에서 분리되는 첫번째 계열사가 된다.

◇ 2006년까지 그룹 계열사 중 알짜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앞서 금호타이어는 금융시장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임직원 급여 지급마저 미루게 됐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졌다.

이렇듯 한계상황까지 몰려 결국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지만, 금호타이어는 2006년까지는 금호그룹 내에서 알짜로 통하는 계열사였다.

매년 1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냈고, 2005년에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3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실적이 우수했다. 부채비율 128%로 재무구조도 우량한 편이었고, 현금성 자산도 유동성 차입금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많아 재무건전성도 좋았다.

한국타이어와 함께 국내 시장을 양분할 만큼 업계 내 위상도 확고했고,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점유율도 꾸준히 올라 미래가 기대되던 회사였다.

◇ '대우건설+해외공장 투자'로 현금 고갈

금호타이어의 몰락은 2006년 그룹의 일원으로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지분 5.61%(1903만8572주)를 5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룹 계열사 중 대우건설 인수주체인 금호산업(대우건설 지분율 18.46%) 다음으로 투자규모가 컸다. 이 때 금호타이어는 내부유보금이 부족해 회사채까지 발행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5년간 중국·미국·베트남 등에 해외공장 설립을 추진해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로 인해 2006년부터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급격히 늘어났다. 2005년말 8146억원이던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2006년말 1조1075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1조3300억원을 돌파했다.

◇ 세계 금융위기, 노조파업 등으로 실적 악화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제유가가 오르며 원재료 값이 급등했고,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로 수출물량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됐고, 이는 운전자본 부족과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들어 노조와의 갈등으로 생산이 2달가량 중단된 것도 경영악화를 부채질 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원가율이 치솟았고 영업이익·EBITDA·영업현금흐름 등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린 금호타이어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수혈을 모색했으나 시장은 이를 외면했다. 결국 금호타이어는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에 의존해 회사를 꾸려가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 결과 올 9월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총 차입금 규모는 1조7200억원대로 급증했고, 이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82%를 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12월에 상환해야 할 CP만 2250억원에 달하고, 내년 1월에도 1200억원 가량의 기업어음을 막아야 한다.

금리가 높은 단기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금융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2005년 402억원이던 금호타이어의 이자비용은 올 9월말 기준 918억원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그리고 이는 곧 실적 악화와 자금경색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 대우건설 매각손실 부담은 여전

지난 9월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은 463%에 달한다. 경영실적도 나빠 당기순손실이 3365억원에 이른다.

4분기부터 100%에 가까운 공장 가동률을 보이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재무구조의 문제는 채권단의 채무 조정이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나아지긴 하겠지만 단기간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워크아웃 개시 후에도 대우건설 매각으로 발생할 대규모 손실은 금호타이어 경영실적에 여전히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계획대로 PEF가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면, 금호타이어는 당초 인수가격보다 주당 8262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보유주식수로 환산하면 1573억원이다. 올 9월말 기준 금호타이어 재무제표에 반영된 장부가(4540억원)와 비교해도 1113억원의 매각손실 발생이 불가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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