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학교 이용만 부동산대학원장(50)은 "(다소 재미없는 전망이 될 수 있지만)올해 수도권 집값은 물가상승률 또는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가격 등락폭이 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집값 그래프는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가 꼽는 올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올릴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폭은 크지 않지만 그 파급력이 커서다. 그는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면 곧바로 주택 투자 심리가 위축될 정도로 기준금리는 주택시장 흐름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주택담보대출자 중에는 부유층보다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야 집을 살 수 있는 중산층, 서민층이 많은 만큼 몇 십만원, 몇 백만원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집값 하락 전망을 깨고 오히려 주택가격이 오른 것은 전 세계적인 금리인하 정책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 한정된 IMF 외환위기와 전 세계가 연계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금리정책 차이가 결국 시장 흐름을 바꾼 셈"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 연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오는 2∼3월중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2월11일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 수도권 미분양아파트 증가, 집값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말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가 시행되면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그 폭은 0.5%포인트 이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수요 공급 측면에서도 집값이 급등할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2기 신도시 본격 개발, 주변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이 집값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셋값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가을 서울 전역의 전세난은 계절적,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는데다 올해 수도권의 신규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 변화 등에 따른 집값 급락론에 대해서는 "인구가 줄면 주택수요가 줄고, 집값도 떨어지는게 당연하다"며 "하지만 인구와 주택간 상관관계를 연구할 때는 독신자, 노령자 등 1인 가구 증가, 주택 갈아타기 수요 변화, 소득 수준, 금리 기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무주택 서민에게 값 싼 주택을 공급한다는 보금자리 주택의 도입 취지는 좋지만 공급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교수는 "무주택자는 많고 인기지역 보금자리주택은 한정돼 있는 만큼 일부 단지 당첨자들만 차익을 얻는 현재의 구조는 문제가 있다"며 "특별·우선·일반 공급 비율을 재조정하고 강남·서초 등 일부 단지의 시세차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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