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부활은 막내들이 앞장섭니다"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1.04 07:47

쌍용차 인턴사원으로 경인년 새해맞은 장영권 씨 "회사가 사는 길이 곧 내가 사는 길"

"지난여름 평택공장을 뉴스에서 볼 때만 해도 쌍용차에 다니게 될 줄은 몰랐죠."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검은 연기가 치솟던 쌍용자동차는 전자공학도였던 장영권 씨(27·동국대학교 전자공학과)에게 그저 '사람이 안 다치고 잘 해결됐으면 좋을 사회 문제'였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는 것.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그의 눈앞에 쌍용차 연구개발인턴사원 채용공고가 들어왔고 서류와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장씨는 이제 쌍용차에서 사회의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아직 정식 입사 전이지만 인터넷 카페인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한 모임'에 올린 글 덕분에 사내에서 선배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3일 이 인터넷 카페에 '저를 포함한 인턴 합격자 50명은 모두 나름의 각오를 하고 쌍용을 오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쌍용을 위해, 저를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란 다짐의 글을 올려 많은 쌍용차 선배 직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 선배 직원은 "장영권님께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란 댓글도 달았다.

그는 "선배들의 관심이 부담스럽기보다는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될 것 같다"며 "2년 여 만에 입사한 막내들 인만큼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쌍용차는 경영악화로 2007년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2년 여간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입사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지난달 11일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2차 부결됐을 때는 이러다 회사가 문 닫는 게 아닌가 싶어 앞이 캄캄했다. "자동차 회사에 들어간다고 좋아하시던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고 옆에 친구들은 첫 직장이 중요한데 입사하자 회사가 없어지면 어쩔 거냐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법원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인가하자 50명의 인턴사원 합격자들도 신체검사를 받고 입사에 필요한 모든 행정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신체검사 때 처음 본 사이지만 이제 쌍용차 가족이라는 생각에 몇몇 동기들은 간단한 술자리까지 가졌다.

"입사 동기 8명 정도가 모였어요. 다들 회사에 대한 애정이 제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크더라고요. 한 친구는 '쌍용차가 미래에 만들었으면 하는 승용차'라며 직접 그린 디자인 도면도 보여줬어요"

장씨는 전공을 살려 자동차에서 갈수록 비중이 커져가고 있는 전자부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원이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 그에게 올해 소망은 물론 '쌍용차 부활' 이다.

"아직은 아는 것보다 배울게 더 많지만 경인년 새해에는 쌍용차가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제가 만든 쌍용차의 신차가 거리를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심장이 떨립니다."

정 씨를 비롯한 50명의 인턴사원들은 4일부터 4주간의 연수를 받은 뒤 2월부터 본격적인 쌍용차 부활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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