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게이트에는 단단하게 보이는 네팔 출신 용병들이 일일이 검문·검색을 벌이며 카메라 소지 여부를 확인했다. 기자도 입국 과정에서 '아이 스캐닝'까지 거친 뒤 신청 3일 만에야 출입증(Security Pass)을 얻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치 중동 사막 한 가운데 비밀 군사시설에 들어선 느낌이 들 정도로 삼엄하게 산업보안을 지켰다.
내년에도 아부다비에서만 총 130억 달러 규모의 '샤 가스'와 50억 달러 규모의 '보르주 3기' 프로젝트 등 최소 200억 달러의 발주가 줄줄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다. 각 건설사·엔지니어링사들의 플랜트 영업담당자들은 한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 등 활발한 정보 교류와 함께 물밑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현대건설 이해주 아부다비 지사장은 "국내에선 '두바이 쇼크'로 인한 영향을 우려하지만 석유가 풍부한 아부다비는 거의 상관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사업 진행이 되고 있다"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향후 수년 동안은 프로젝트 발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아부다비 방문과 한국 컨소시엄의 세계 최대 규모 원전 수주는 '아부다비 영토 확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현지에선 내다보고 있다. 경남기업의 이승환 아부다비 지사장은 "이 대통령 방문 이후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며 "원전 수주로 아부다비에 진출해 있는 다른 업체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문 기간 중 플랜트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유세프 사장을 만나 "유전개발, 석유화학 플랜트 등 UAE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해달라"고 당부했고이에 유세프 사장은 "한국 기업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다"며 "에너지, 플랜트 분야를 비롯하여 양국 간 호혜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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