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생활 고단하지만 기술수출 자부심 만족"

루와이스(UAE)=장시복 기자 | 2010.01.04 07:40

[신년르포-"UAE 루와이스를 가다"]GS건설 GDP현장 우순승 과장

"군인은 야전 경험이 필수이듯, 건설인은 현장 경험이 필수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사막 한복판 '그린 디젤 프로젝트' 플랜트 건설현장에서 만난 GS건설 우순승 과장(39·사진). 지난 8월 이곳으로 건너와 현장 설계·구매관리를 맡고 있는 그는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열사의 땅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밝은 표정이었다.

1996년부터 플랜트 관련 엔지니어로 일해 온 그에게 첫 해외 현장 근무다. 본사에서만 근무해온 그에게 첫 현장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4년 전에 GS건설은 각 부문별로 홍보담당자를 한명씩 차출했어요. 그때 플랜트 부문에서는 제가 선발됐는데 과연 제가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들었어요. 출입기자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전달할 만한 경험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토록 원했던 현장이라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습니다."

짧은 근무 기간이었지만 처음 현장에 나온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마치 군대에 다시 온 듯 개인의 자유가 없는 데다 오지에서의 외로움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새벽 4시 반에 기상해 오후 6~8시까지 한정된 공간에서 꽉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바쁘게 일해야 한다.


"여기에 오면 서울에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500cc 맥주 한잔과 소주 한잔의 고마움 이지요. 서울에선 소주 한두잔 남으면 그냥 버리고 오기도 하지만 여기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누가 들으면 군대 온 줄 알겠지요?"

그는 지칠 때마다 구석구석에 붙여놓은 부인과 두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랜다. 또 한주에 한번 구내식당이 허가를 받고 여는 '삼겹살 데이'에서 동료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외로움을 잊곤 한다.

"중동의 사막 한가운데라 스트레스를 풀만한 인프라가 주변에 없는데 회사에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캠프는 1인1실 숙소에다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당구장, 도서관 등 편의시설도 많아졌어요. 예전 70년대 중동에서 고생하며 일했던 건설 현장 선배들이 보면 깜짝 놀랄만한 변화죠."

연초에 첫 휴가를 나온다는 그는 '홍보맨' 출신답게 자신의 현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각오를 다졌다.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발주처(TAKREER)의 10억 달러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를 국내에서 처음 따낸 곳이 GS건설이에요. 지금의 경험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한번 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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