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사재출연 어떻게할까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기성훈 기자 | 2009.12.30 19:40

3000억대 예상... 경영권분쟁 불씨 살아나나 우려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가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함에 따라 사재출연 규모가 얼마나 될 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부에서는 사재출연과 계열사의 워크아웃으로 금호 2세간 경영권 분쟁 불씨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에서 경영권을 보장하기로 한 만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사재출연 규모는?
우선 사재 출연 규모는 3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일가가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금호석유화학(43.6%)과 금호산업(11.92%) 지분인데 이 지분들을 모두 합해도 약 3000억 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석화의 경우 박삼구 명예회장 지분 4.73%를 비롯해 아들 세창씨가 5.96%를 보유중이고 박찬구 전 금호석유 회장이 8.43%, 아들 준경씨가 8.07%를 갖고 있다.

고 박인천 창업주의 차남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철완씨가 10.69%를,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 재영씨가 4.27%를 보유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찬구 전 금호석화 회장이 사재 출연에 동참할지 의문이다. 금호 3세들의 손실분담 참여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일부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책임을 피하기 어렵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3세의 지분까지 담보로 제공토록 하는 것이 가능한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호 3세들 중 박세창과 박철완 씨는 전략경영본부 상무와 부장으로 각각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고 박성용 회장 아들 박재영 씨는 경영에 뜻이 없어 미국에서 영화 관련 일에 종사하며 그룹 경영에서 관여하지 않고 있다.

오남수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통제할 수 있는 주식을 내놓고 통제할 수 없는 주식이나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3세 주식에 대해서는 채권단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출연 액수는 내년 초 채권단회의 이후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워크아웃과 사재출연, 질긴 악연
오너가 있는 기업의 워크아웃에는 항상 사재출연 방식이 동원됐다. 경영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는 동시에 채권단 자금지원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다. 오너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금호그룹의 해법은 지난 2004년 LG카드 때 한번 활용된 적이 있다. 당시 구본무 LG회장은 채권단의 자금지원 대가로 보유 중이던 ㈜LG 지분 5.46%를 담보로 제공했다 되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07년 4월 워커힐 지분 40.69%를 모두 SK네트웍스(당시 SK글로벌)에 출연했었다. SK네트웍스는 SK글로벌 시절인 2003년 유동성 위기에 몰려 워크아웃에 들어갔었다.

아울러 2000년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3700억원대의 사재를 출연했고 보유 주식도 소각했다.

최근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자금난을 겪고 있던 계열사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5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했다.

김 회장은 보유주식 매각과 대출 등을 통해 총 2844억원을 마련했다. 이를 사재 출연과 주식 매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동부인베스트먼트)에 넣고 이 회사가 동부하이텍 주식 1185만 주(주당 2만4000원)를 사들였다. 나머지는 김 회장 일가의 지분이 있는 동부정밀화학이 720억원에 동부하이텍 주식 300만 주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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