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소의 기세를 호랑이가 이어받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12.30 16:56

코스피 49.7% 상승...내년 펀드 재유입 관심

2009년 국내증시는 비관론을 비웃고 50% 반등하며 '황소의 기세'가 돋보인 한 해였다.

금융위기의 한파로 시작된 올해 주식시장은 최악의 상황에서 유동성을 등에 업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전기전자와 자동차업종은 위기 속에서도 탄탄한 생존력을 과시하며 주도주로 부각됐다. 이와 함께 국내증시에서 32조원을 순매수한 외국인 장세가 펼쳐지며 2000년 이후 2번째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황소의 해'로 요약된다.

◇글로벌 공조 효과

올해 코스피지수는 1682.77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49.7% 오르며 2005년 54.0% 상승에 이어 2000년대 들어 2번째 상승률을 작성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40.7%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2008년 하락세를 충분히 되찾는 동시에 빠른 복원력을 과시했다. 코스닥지수도 513.57로 폐장하며 연간 54.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상 초유로 평가받는 금융위기에 맞선 각국의 초유의 재정과 금융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국내증시는 3월 이후 글로벌증시와 동반 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유동성 확대 등 정책효과에 편승한 주식시장은 기대감이 피어 오르면서 경기소비재와 IT 등 경기민감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증시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대형주 위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32조 2710억원(코스피시장 32조3920억원 순매수ㆍ코스닥시장 1210억 순매도)을 순매수하는 등 증시 반등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5년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과 더불어 규모 면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말 20%대로 내려앉았던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도 30%대로 회복됐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금융, 철강 등을 집중 매수하면서 업종 차별화를 이끌었다.


주도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현대차는 올해 77.2%와 96.7% 급등했다. IT와 자동차는 금융위기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뽐내며 주도주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고민거리도 남겨

반면 급등한 만큼 새로운 고민거리도 남겼다. 경기회복 추세 속에서도 모멘텀의 둔화와 연말이 다가갈 수록 박스권에서 맴돌며 운신의 폭이 좁아진 점은 2010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기의 조기 진화를 위해 투입한 재정정책은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며 출구전략 도입을 가시화하고 있어 2010년 증시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시 상승에 따른 주식형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목도 탈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올해 기관은 코스피시장이 50%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27조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식형펀드와 밀접한 투신은 22조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의 추가 반등을 저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금융위기의 상처가 아물러 가는 시기에서 민간의 자생력에 의해 실물이 회복될 것인지를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민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각종 리스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내년에는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될 경우를 고려하면 업실적 개선과 함께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며 "이같은 부분을 감안할 때 2010년에도 올해처럼 기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대한 시장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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