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워크아웃 회사채투자자 '불똥'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전병윤 기자 | 2010.01.03 17:20

원리금 상환 연기·금리 하향조정…개인 피해 불가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금호타이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관련 펀드 투자자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대부분의 주식형펀드는 관련 주식의 편입 비중이 매우 낮아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지만, 채권형펀드 투자자는 원리금 상환 연기는 물론 이자율 하향 조정으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채권시장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모 채권형펀드 가운데 금호그룹 회사채에 투자한 상품은 아이투신운용의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 등 7개로 총 416억원(작년 10월말 기준)의 금호그룹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투신운용은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자 채권을 팔아 현금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240억원 가량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펀드 환매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로 금호그룹 회사채의 금리 상승(가격하락)에 따른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채권은 만기연장 및 이자율 하향 조정이 예상돼 피해가 더 클 전망이다.

회사채 직접투자에 따른 피해도 상당하다. 지난해 12월14일 금호산업이 발행한 제256회 무보증사채 936억원은 산업은행이 대표 주관사를 맡아 300억원을 인수했고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386억원, 250억원어치를 샀다.

인수한 회사채 중 일부는 지점을 통해 제2금융권을 포함한 다수의 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인수 회사는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워크아웃 발표를 불과 보름여 앞두고 회사채 판매에 나서 투자자 보호에 무책임했단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지난 2008년 7월14일에 발행한 금호타이어 제7회 무보증사채 1100억원도 문제다. 만기가 오는 7월14일이어서 워크아웃에 돌입 후 원리금 상환이 연기될 전망이다. 당시 연 7.90% 금리로 발행했으나 금리도 낮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채는 KB투자증권(300억원), 동양종금증권(300억원), 산업은행(200억원), 금호종금(200억원), 대우증권(100억원)이 나눠 인수했다. 인수 회사는 대부분 회사채를 투자자에게 되팔았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개인 투자자에게 140억원을 팔았고 나머진 전문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5월14일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마찬가지다. 당시 800억원 규모로 발행했고 우리투자증권(365억원), 대우증권(313억원), 하나대투증권(64억원) 등에서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금호타이어 BW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행사가액이 5650원이었는데, 주식 전환을 안 하고 회사채로 갖고 있던 경우는 채권 투자자처럼 원리금을 못 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팀 관계자는 "금호그룹 회사채는 같은 신용등급에 비해 발행금리가 유독 높았던 것은 이런 가능성이 반영된 걸 증명한 셈"이라며 "워크아웃 진행을 앞두고 채권단이 개인 회사채투자자에게 조기상환을 해 준 사례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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