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이건희 특사, 국익우선한 실용 결정"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09.12.29 12:03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31일자로 특별사면·복권된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29일 오전 10시 '2018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해 이 전 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의 일문일답.

-경제인에 대한 단독 사면은 이번이 처음인가
▶건국 이후 2명 이내의 특정인에 대해 사면을 실시한 사례는 총 8건이다. △1951년 10월17일(1명) △1954년 2월17일(2명) △1954년 8월15일(2명 : 김인호, 엄화경을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1973년 2월9일(1명 : 신도환 전 신민당 총재 특별복권) △1977년 3월1일(2명 : 반공법 위반 혐의로 사형 선고받은 김철현, 김달남 무기징역으로 감형) △1979년 8월15일(1명) △1983년 3월15일(2명 :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으로 사형 선고받은 문부식, 김현장 무기징역으로 감형) △1990년 4월12일(1명 : KAL기 폭파사건으로 사형 선고받은 김현희 형집행면제) 등이다. 경제인에 대한 단독 사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사례는 수감 중 사면된 것이 대부분인데, 이 전 회장의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판결이 확정된 지 4개월만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가
▶지난 해 8.15 사면 당시 형 집행 후 2개월 내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경제인들이 사면된 바 있다.

-성탄절 특별사면을 검토했는데 연말에 사면을 실시한 배경은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에 구체적 시기 및 판단 배경은 법무부도 잘 알 수가 없다.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린 시점은
▶어제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린 시점은
▶24일이다.

-사면심사위원회에서도 이 전 회장에 대한 단독 사면이 안건이었나
▶안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전원이 이 전 회장에 대한 사면에 긍정적인 의견을 냈나
▶전원으로 보면 된다.

-추가 사면 계획이 있는가

▶계획된 내용은 없다.

-이 전 회장 이외에도 일부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논의됐는데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답변하기 곤란하다. 대규모 특별사면은 검토한 바 없다.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두 번 실패했는데 이 전 회장이 활동하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나
▶여수엑스포 당시 경제계에서 노력해 결실을 맺은 적이 있지 않나. 동계올림픽이 우리 국가로서는 다시 한 번 발전과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유치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취지로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이 전 회장이 사면된 뒤 활동을 벌이면 올림픽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있나
▶사면이 안 되면 IOC 위원직 유지가 어렵다. 사면된다고 해서 위원직이 100% 유지된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사면이 안될 경우 위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올림픽은 IOC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이 전 회장이 위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유치 활동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만약 향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게 되면 특별사면 단행 자체가 비판받을 소지가 상당히 큰데 고려했나
▶그렇다. 언론이나 여론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겠는가. 국익이 굉장히 중요하다. 국익을 따져봤을 때 특별사면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판단이다.

-이제껏 경제인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프랑스 정부는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영국 런던에 패배하자, 향후 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해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자격이 정지된 기 드뤼(Guy DRUT) IOC 위원에 대해 2006년 5월 사면조치했다. 기 드뤼 위원은 현재까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프랑스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2007년 2월 참여정부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자격이 정지된 박용성 IOC 위원을 사면한 전례가 있다. 법무부는 이번 특별사면에 앞서 IOC 규정과 전례를 모두 살펴봤다.

-이 전 회장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반영했나
▶그 부분도 전혀 반영이 안 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면할때 범죄 경중도 고려했나
▶범죄 내용도 고려를 한다. 흉악한 살인범은 사면이 어렵지 않겠나.

-법무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는데 이번 사면은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국익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들린다.
▶이번 특별사면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여러 방면으로 고려했다. 기본적으로 사면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법무부는 보좌를 하는데 사면심사위원회에서도 위원 분들이 대부분 실용을 택했다고 할까.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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