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예산안 협상, 시한 정하지 않았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투트랙으로 예산안을 협상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협상은 협상이 아니다"라며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시한을 정해놓고 협상을 하게 되면 결국 협상하는 척하고 그 시한되면 보따리 싸겠다는 의미가 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여야 할 것 없이 어떻게 됐건 해를 넘기기 위해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인식을 함께 했다"며 "어찌됐건 국민들이 바라는 협상 국면이 열렸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여당과 협상 시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막기 위해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한나라당에서 30일 예결위, 31일 본회의, 이런 일정을 가지고 나왔는데 제가 그 부분은 그렇게 정해놓고 하면 협상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며 "민주당의 요구사항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쉽게 수용하면 오늘이라도 협상 끝날 수 있는 것인데 뭐 때문에 날짜를 박겠느냐고 설득해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예산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문제를 어렵게 만든 것 같다"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연내에 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오래 전부터 뿌리 깊게 형성돼 있는데 대통령이 겁을 주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격분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제의 핵심인 4대강 예산과 관련해서는 수자원공사의 이자지원금인 예산 800억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수공이 지금 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 민주당이 볼 때는 전부 보"라며 "대형보를 만들고 그리고 이제 준설, 하도준설을 하는데 준설을 대단히 깊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대운하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4대강 사업은 원칙적으로 치수사업이기 때문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할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즉 수공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재정사업으로 돌려서 국토부로 바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이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대운하 사업을 하고 있으면서 안 한다고 하는, 다시 말하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셈"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거짓 선언이 아니라, 보의 높이를 낮추고 준설량을 줄이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