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1년내 만기 신용공여 2조 육박

더벨 황철 기자 | 2009.12.28 10:30

[대우건설 인수여력 있나-②]차입금·우발채무,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더벨|이 기사는 12월24일(14:5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대우건설 매각 투자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재무 여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현재 알려진 4000억~5000억원 정도의 투자자금 마련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투자, 단기간에 집중된 차입금 만기구조 등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안고 있는 PF 우발채무·미분양 등도 M&A 후 막대한 유·무형적 비용을 발생케 할 요인이다.

특히 올해 영업·당기손익 적자 등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부정적 시각을 확산시키고 있다.

금융권 지급보증도 사실상 차입

동국제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재무적 부담은 2조원대의 차입금과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다.

10월말 현재 동국제강의 금융권 차입(대출·사모사채) 규모는 1조1972억원. 이중 절반 가량(5926억원)이 1년 내 만기도래한다. 또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한 8000억원 중 3000억원도 내년 1월(1000억원)과 7월(2000억원) 만기를 맞는다.

특히 1조214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지급보증 또한 결제 부담을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차입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일반적으로 지급보증은 우발채무로 분류된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경우 대부분 쉬퍼스 유전스(Shiper's Usance)와 관련돼 있어 단기 결제 부담이 크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올해 쉬퍼스 유전스(Shiper's Usance)를 크게 늘려 매입채무 규모를 키웠다. 쉬퍼스 유전스는 수출업체(원재료 등)로부터 상품대금 결제를 일정 기간(통상 60~90일) 유예 받는 것이다. 이 역시 단기 부채이기 때문에 매 결제일 자금을 납입해야 한다.

동국제강 지급보증액 중 1년 내 만기도래분은 1조780억원으로 총 잔액의 88.8%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6개월 이하 만기가 9759억원(80.4%; 3개월 이하 7166억원)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대부분 쉬퍼스 유전스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한 동국제강의 금융권 총 신용공여 액은 2조9648억원. 이중 1년 내 만기도래분은 2조원에 육박(1조9300억원)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단순 재무제표 상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포함) 9405억원과는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실제 외부조달 관련해 내년도에 지출해야할 돈이 만만찮게 많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고환율·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국제강은 연초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고 9월 말 현재 54억원의 영업손실과 -1136억원의 당기순손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총 영업활동현금흐름(CF;당기순이익+비현금비용수익유출입)은 지난해 연말 6800억원에서 9월말 80억원으로 감소했다. CF는 운전자본투자를 가감한 순 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는 다른 개념으로 주로 영업자체에 따른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 수요 감소, 고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른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경우 향후 자금 사정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 또한 존재하고 있다.

브라질 고로 사업 등에 2조원 이상 투자 부담

수년간 계속된 대규모 설비투자 역시 동국제강의 자금 여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충남 당진 후판 공장 신축에 2년 여간(2007년 3월~2009년 10월) 총 8100억원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설비증설 등에 1158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출(총 9264억원)할 계획이다.

또 서울 을지로에 건설 중인 본사 사옥(지상 28층, 지하 6층)에도 내년 8월까지 109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브라질 슬래브 공장 건설과 고로사업 추진에 향후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대규모 카펙스(CAPEX)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조달을 크게 늘려왔다. 향후 추가 투자가 집행될 경우 차입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A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인수 자금으로 거론되는 5000억원 정도의 자금 조달 능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대우건설이 안고 있는 대규모 PF·미분양 등을 감안한 유·무형적 비용을 동국제강이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동국제강의 경우 현재 외형적으로 보이는 재무상황에 비해 실제 현금창출력과 추가조달여력 등이 떨어진다"며 "금호그룹마저 부담스러운 규모의 대어(대우건설)를 물었다가 탈이 난 마당에 동국제강이라고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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