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넘는 초대형공사가 살렸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12.29 09:35

[아듀! 2009 - 해외건설시장<하>]2년 연속 사상 최대수주실적 기록한 해외건설

올해 해외건설 수주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10억달러 이상 초대형공사 수주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10억달러 이상 초대형 공사가 늘어난 것은 중동 산유국들이 단순히 원유수출에서 탈피해 석유화학단지를 신규 건설하거나 기존 산업단지를 증설 또는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사는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가 꼽힌다. 전체 1~7번 패키지 중 SK건설이 1번 패키지를 21억달러, GS건설이 2번 패키지를 31억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이 3번 패키지를 27억3000만달러, 대우건설이 4번 패키지를 11억7000만달러에 각각 수주했다. 이어 GS건설이 7번 패키지를 5억달러에 추가 수주하면서 총 96억달러를 쓸어 담았다.

앞서 지난 7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아부다비가스회사가 발주한 루와이스 공단 및 합산(habshan) 지역에 들어설 '아부다비 지역 통합 가스개발 시설' 공사 중 2공구와 3공구를 17억200만달러, 22억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도 10억달러 규모의 5공구 공사를 따냈다.

10월 말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UAE 국영석유회사 애드녹(ADNOC) 계열의 퍼틸로부터 12억달러 규모의 비료생산설비 공사를 수주하면서 루와이스 산업단지는 그야말로 국내 건설사들에겐 '희망의 땅'이 됐다.

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수전력성으로부터 사비아 복합화력발전소를 13억800만달러, 쉐브론으로부터 호주 고르곤 LNG 프로젝트를 20억5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초대형공사 수주 열기를 이어갔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전기통신회사로부터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를 10억달러에,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잍 아람코로부터 카란 가스전 1번 패키지를 13억달러에 수주해 초대형공사 물량을 확보했다.


이같은 초대형공사 수주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수주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27억달러)과 비료설비공사(12억달러), 알제리 스키다 정유공장(25억달러) 등 3건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89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GS건설 68억달러, 현대중공업 45억달러, 현대건설 43억달러, SK건설 39억달러 등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올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489억달러로 지난해 470억달러를 넘어 2년 연속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했지만 지역 및 공종 편중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체 수주액 489억달러의 73%인 357억달러가 중동에서 쏟아졌고 공종도 73%인 356억달러를 플랜트가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발주물량을 쏟아내던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전통 산유국들과 아시아 국가들이 발주를 연기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UAE, 알제리, 리비아 등에서 플랜트 위주의 공사발주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의 경우 시장 개방률이 가장 높다"며 "반면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은 시장 개방률이 낮아 진입이 어렵고 중남미 및 사하라 이남 등은 국내 건설사들의 현지화가 쉽지 않아 지역편중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량 위주의 수주 행태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물량 위주로 수주가 진행되다 보니 가격경쟁에 집중하게 됐고 그 결과 수익성 확보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해외건설 시장이 활황기일 때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공사만 선별 수주하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특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내년에는 지역 및 공종 편중을 해소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해외건설시장은 토목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발전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축시장도 회복이 더디지만 녹색빌딩 발주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전략국가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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