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많이, 탈출은 늦게, 전략은 유연하게"

최환웅 기자 | 2009.12.23 16:48

[2010 경제대전망 컨퍼런스]강만수 경제특보 기조연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23일 “정책은 가능한 많이, 탈출은 가능한 늦게, 전략은 융통성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특보는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방송 주최 '2010 경제대전망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제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출구전략 3대 원칙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강 특보는 우선 “로렌스 서머스 미국 경제자문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정책적 대응을) 너무 적게 하는 것이 너무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고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말했듯 ▲ 너무 이른 탈출이 너무 늦은 탈출보다 더 손해다”라고 밝혔다.

또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강조한 것처럼 ▲획일적인 출구전략은 피해야 한다”며 “개별적으로 하나하나 대응해야지 전 세계가 공조한다고 획일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고 한국에 꼭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출구전략 자체가 하나의 위험이 되고 있다”며 “출구전략을 쓰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이션), 안 쓰면 스태그디플레이션(경기침체+디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강 특보는 또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의 지표 호전이 재고의 재축적에 의한 착시라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여전히 위축돼 있는 금융시장과 실업에 따른 소비위축, 그리고 전 세계적인 과잉투자와 재정적자를 세계 경제의 4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위기 속에서 잡은 한국 경제의 승세를 확실히 굳힐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적 정책기조를 경기회복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며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일자리 훈련, 기업 구조조정, 환율 안정 등을 들었다.

강 특보는 "일자리 훈련에 정책적 중점을 둬 미래를 준비하고 청년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직업훈련이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의료, 관광, 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재정효과와 환율효과에 힘입어 얻은 흑자를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소진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인력개발, 연구개발 투자, 탄소배출 감축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사관계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기업들의 자발적 구조조정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며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외경제여건 변화와 투기성 자본흐름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달러화와 위안화 동반 약세화가 지속되면 경기회복력이 많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금융계와 산업계 대표 및 임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내년 국내외 경제 전망을 제시하고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 국장이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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