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은행일 多본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12.25 08:46

공과금 등록금 납부에 주식 펀드 거래…스마트폰 '보안'은 숙제

중앙대학교에 재학중인 A씨는 휴대폰을 도서관 출입 확인대에 갖다댔다. 이전 같으면 학생증을 꺼내야 했지만 이제는 휴대폰 속 모바일학생증으로 충분하다.

직장인 B씨는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꺼내 6개월 전 투자한 펀드수익률을 확인한다. 당초 목표치로 잡은 것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B씨는 휴대전화 버튼을 눌러 펀드를 환매한다.

◇"이런 것도 가능해?"=모바일뱅킹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은행서비스 대부분이 모바일뱅킹에 포함되는 추세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에서 가장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예금조회와 계좌이체다. 계좌의 잔액 확인은 은행 자동화기기(ATM·CD)를 찾을 필요없이 휴대폰으로 간단히 검색할 수 있다.

모바일뱅킹 계좌이체는 수수료가 저렴하다. 은행 마감 여부와 상관없이 당행이체 수수료는 면제다. 타행이체 경우에도 건당 500원 수준이라 ATM을 이용하는 것보다 낫다.

모바일뱅킹으로 증권거래도 가능하다. 은행 모바일뱅킹에 가입했다면 휴대폰으로 보유한 주식의 주가를 확인하고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다. 증권사와 제휴로 휴대폰에 간단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넣은 셈이다. 펀드의 경우 환매나 추가매수를 할 수 있고 신규 매수를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가 가능하다.

외화·환전분야에서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뱅킹으로 환전하고 은행지점에 가면 바로 외화를 찾을 수 있다. 언제 어느 지점에서 외화를 찾을지 지정할 수도 있다. 해외송금과 외화예금업무도 모바일뱅킹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신용카드 형태로 발급되던 대학교 학생증도 모바일학생증으로 바뀌고 있다. 중앙대와 서울여자대 등에 이어 모바일학생증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모바일뱅킹으로 대학등록금과 전화요금, 상하수도요금, 전기요금, 지방세, 아파트관리비, 국민연금 등 공과금을 조회하거나 납부할 수 있다.


보안도 철저하다. 계좌이체 등을 하려면 모바일뱅킹 비밀번호(PIN번호)와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번호 등 세 종류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한다. 개인정보는 암호화된 상태로 휴대전화망을 이동하기 때문에 해킹될 가능성은 없다.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의 안전성은 ATM을 이용하는 거래나 인터넷뱅킹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어디까지 발전할까='내 손안의 은행'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모바일뱅킹 기능은 확장됐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이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졌다는 평가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은 노트북컴퓨터와 마찬가지여서 모바일뱅킹을 인터넷뱅킹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모바일뱅킹으로 불가능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 수신상품의 신규 가입은 물론 기본 대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 보안성에 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게 변수다. 또다른 전문가는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은 멀티태스킹 기능이 안돼 보안프로그램 구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고 스마트폰의 보안논의가 마무리돼야 모바일뱅킹의 기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아이폰뱅킹 서비스에 나섰고 기업은행도 오는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보안성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아직은 '반쪽서비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17개 은행은 공동으로 모바일금융협의회를 구성,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대한 공동표준안을 마련중이다. 이를 거쳐 내년 4월부터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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