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협상, 한국은 얻을것 다얻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12.23 15:26

[인터뷰]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

↑ 정래권 기후변화대사 ⓒ송희진기자
"이번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에서 한국은 얻을 수 있는 것을 전부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국내적으로 어떻게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지난 7~19일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돌아온 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이번 협상결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한국이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지정에서 벗어났음은 물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교량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등 성과를 거둔 데 대한 자평인 셈이다. 정 대사는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내용의 한국의 감축목표가 협상장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 대사는 지난해 5월 기후변화대사로 임명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기후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에 역사적 책임이 적은 한국이 의무감축국 지정에서 벗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의무감축국인가, 아닌가라는 카테고리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라는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 협상은 당초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온실가스 28개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코펜하겐 의정서'를 논의했다.


코펜하겐 의정서는 △내년 1월까지 선진국은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개도국은 자국 실정에 맞는 감축계획을 발표하며 △내년 말까지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합의안을 마련하자는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국제 온실가스 감축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미국이 주도한 코펜하겐 의정서가 지금까지 10여년 간 존속돼 온 유엔 중심의 기후협상 틀을 깨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인도 등 신흥개도국은 물론 저개발국가로서는 유엔 주도의 협상틀이 더욱 유리하다. 선진국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는데다 유엔이라는 조직의 정통성이 법적 구속력 있는 감축협약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펜하겐 의정서가 힘을 갖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유엔 주도의 협상에 참가할 동기가 사라진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빠진 상태에서 유엔 주도의 기후협상은 힘을 잃는다. 향후 UNFCCC 총회 역시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

정 대사는 "국제 기후협상은 내년 1월말까지 각국이 어떤 목표치를 제시하는가에 따라 향후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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