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사장 인사로비' 정세균 대표로 수사 확대되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12.23 14:50

검찰, 산업자원부 조직적 개입에 주목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인사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이어 정세균 민주당 대표 쪽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곽 전 사장이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지원하는데 산업자원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22일 곽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곽 전 사장 인사에 산업자원부 인사들이 개입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발표 내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당시 산업자원부 내에서 에너지 분야를 담당했던 이원걸 2차관이 인사로비에 개입한 점이다.

2005년 6월 대한통운 사장을 퇴직한 뒤 10년 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한 전 총리를 찾아가 "놀고 있어 답답하다"며 공기업 등의 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수차례 해 온 곽 전 사장은 2006년 11월 말 이 차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이 차관은 곽 전 사장에게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할 것을 권유했고 이후 산업자원부 과장급 간부 A씨가 석탄공사와 관련된 책자를 들고 곽 전 사장의 집을 방문했다. A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 차관의 지시로 곽 전 사장에게 석탄공사 사장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내부보고서 등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사장은 이후 석탄공사 사장 응모를 준비하던 12월 한 전 총리로부터 정 대표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과 함께 식사를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곽 전 사장은 검찰에서 "한 전 총리가 인사에 힘을 써주고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가 자신의 부탁을 산업자원부에 전달했다고 판단, 감사의 뜻으로 5만 달러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정 대표 등에게 '곽 전 사장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듬해 1월 석탄공사는 산업자원부에 곽 전 사장을 신임 사장 1순위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볼 때 곽 전 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석탄공사 사장 선임과 관련해 이미 한 달 전부터 곽 전 사장을 석탄공사 사장에 선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전 방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정 대표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차관 등 부하 직원들이 산하 공기업 사장 인사에 관여한 것을 수장이 모를 리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곽 전 사장 인사로비 과정에 정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김주현 3차장 검사는 "한 전 총리 외에 다른 의혹이 있느냐"는 물음에 "의혹이 있기는 하다"고 말하면서도 정 대표에 대한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한 전 총리 공소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정 대표 측은 "(인사로비 개입 여부와 관련해)할 말도 없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