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패션계에 무슨 일이?…'10대뉴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12.23 09:50

한국패션협회 선정, ‘2009 패션산업 10대 뉴스' 발표


올해 패션업계는 경기 불황에도 생존전략을 강화하며 복합쇼핑몰 르네상스 시대, 아웃도어 최고 전성기, 신소비족 '리세셔니스타'(합리적인 예산으로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게 자신을 치장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 등장, 클래식·복고풍 스타일 유행 등의 굵직한 이슈를 남겼다.

23일 한국패션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09패션산업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불황 속 생존전략 강화=지난 해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올해 패션업계는 환율상승에 따른 유가 인상, 원부자재가 인상 등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렸다. 쌈지, 톰보이 등 '장수' 브랜드가 매각됐고 신규브랜드 런칭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 패션업계는 신규브랜드 런칭보다는 라인확장과 플래그십 스토어 확대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물량을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과 베이직한 아이템에 주력하는 등 올 한해 생존 전략 강화에 주력했다.

◇글로벌 SPA 득세..한국형 SPA 도전장=패스트패션´으로 불리우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유니클로, 자라, 망고, 갭 등 일명 ‘패스트패션’으로 불리우는 글로벌 SPA 브랜드는 올 한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입지를 확대했다.

유니클로는 세계적 디자이너 질샌더와의 협업라인인 '+J'로 단 3개점에서 하루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올해 45개 매장에서 1800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돼 국내 캐주얼 업계 최고 강자로 등극이 확실시 되고 있다.

내년 초에는 H&M의 국내 입성도 예정돼 있어 국내 패션업계의 긴장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사세 확장에 지난 11월엔 이랜드가 토종 SPA '스파오'를 런칭, 유니클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복합 쇼핑몰 르네상스, '몰링' 소비 트렌드 확산=2009년은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연면적 29만㎡),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연면적 37만㎡) 등 초대형 복합쇼핑몰 시대가 열린 한해였다.

단순히 쇼핑뿐 아니라 영화·놀이·외식 등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체험을 동시에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몰링'(Malling)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정착했다. 특히, 가족을 위한 시간소비형 공간으로 복합쇼핑몰이 떠오르면서 단기간에 몰링 문화가 비약적으로 확산됐다.

부산 롯데타운과 봉무LSC를 비롯해 내년 일산 레이킨스몰, 2011년 송도 리버스톤, 김포 스카이파크, 신도림 디큐브시티 등 앞으로 예정된 복합쇼핑몰도 전국 20여 곳에 이르고 있어 복합쇼핑몰 전성시대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패션 대기업, 국내 패션 시장 주도=경기 불황에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올 한해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26조7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자본력과 네트워크력이 풍부한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 이랜드, SK네트웍스 등 패션대기업은 전체 시장의 16.87%를 차지하며 패션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추세다.

패션 대기업은 80년대 사업성장을 주도한 남성복 사업을 바탕으로 여성복, 아동복, 아웃도어, 패션 잡화,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복종 확대와 공격적인 M&A, 해외브랜드 도입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올해 제일모직은 자사 대표 브랜드이자 국내 캐주얼 최장수 브랜드인 '빈폴'이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뉴욕 브랜드 토리버치를 국내에 선보였고 20~30대 같은 40~50대 여성을 뜻하는 '루비족'을 겨냥, '르베이지'를 런칭해 큰 성공을 거뒀다. LG패션은 이자벨 마랑, 바네사브루노 인수, 라푸마 국내상표권 인수 등 굵직한 이슈를 남겼고 스포츠 편집숍인 인터스포츠 사업도 전개키로 했다.

코오롱은 FnC코오롱과 코오롱과의 합병으로 ‘코오롱FnC부문’를, 캠브리지와 코오롱패션 합병으로 ‘캠브리지코오롱’을 출범시켰고 코오롱스포츠 컬쳐스테이션, 시리즈코너 등 대형 편집숍을 선보였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 매출이 1조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형 SPA '스파오'를 의욕적으로 런칭했다.


◇아웃도어, 최고의 한 해=불경기 속에서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고조와 예능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인기로 캠핑과 여행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되면서 올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2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최고의 전성시대 누렸다. 노스페이스는 업계 최초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고 코오롱스포츠는 약 30%의 신장률을 기록, 3000억원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초경량 열풍과 친환경 제품, 캠핑 용품의 대거 등장을 들 수 있다. 초경량과 친환경 제품은 올 상반기 폭발적인 매출로 이어져서 겨울 시즌 경량 다운패딩에까지 이어졌다. 캠핑 인구의 증가로 젊은 층 중심의 캐주얼라인이 확대됐다. 하반기에는 매장 대형화 추세와 함께 문화와 쇼핑이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대거 선보였다.

◇불황 모르는 스포츠 멀티숍 고속성장=경기침체로 가두점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카테고리킬러'라고 불리는 스포츠멀티숍들은 고속성장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스포츠 멀티숍은 국내 도입 10년 만에 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선두인 ‘ABC마트’는 올해 16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슈마커’도 8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멀티숍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 상품,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비하려는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고 10~20대 초반 고객들이 가두 상권을 주도하면서 스포츠, 영캐주얼 등 영 타깃브랜드들이 상권 중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아이돌 패션, 스트리트 캐주얼 주도=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에 열광하는 1020세대를 겨냥한 아이돌 패션제품은 매출이 고공 행진하는 등 2009년 스트리트패션은 '아이돌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 패션의 영향력이 컸다. 특히 걸그룹 열풍의 영향으로 소녀시대의 컬러풀 스키니진과 마린룩, 2NE1의 형광색 레깅스 패션이 큰 인기를 얻었다.

남자의 경우 하이탑슈즈, 후드티 등 빅뱅의 G-드래곤 패션이 강세를 보였다. 아이돌에 열광하는 '영쇼퍼'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브랜드에서는 아이돌그룹을 협찬, 광고 등으로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주요 백화점에서는 이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영존'(Young Zone) 강화했다.

◇新소비족, 리세셔니스타 등장=2009년의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리세셔니스타 (recessionista)'를 꼽을 수 있다. 리세셔니스타는 경기 침체(recession)와 패셔니스타(fashionista)의 합성된 신조어로 합리적인 예산으로도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게 자신을 치장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 상품을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유니클로, 자라, 포에버21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선호한다. 경기 불황기를 고품질·고가 아이템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현명한 소비의 호기’로 활용, 적극적으로 정보를 습득한다. 주요 브랜드에서 실시하는 '패밀리세일' 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50~90%에 이월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리세셔니스타의 면모를 보여주는 소비행태의 한 예다.

◇정부,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 가동=지식경제부는 패션산업의 지식기반화 추진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3개 이상 육성하는 ‘2009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선정기업 현황은 리테일형(평안섬유·한섬·에이션패션·더휴컴퍼니·보끄레·위비스·예신피제이·동광인터내셔널·MK트렌드) 9개 업체, 홀세일형(아이올리), 디자이너형(쏠리드), 라이센스형(신원) 등 각 1개 업체씩으로 총 12개 브랜드.

지식경제부는 선정된 12개 글로벌 리딩 브랜드의 개별 업체에 대한 역량평가를 통해 글로벌화 전략수립과 진출 희망지역 시장성 평가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리딩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 구축은 물론, 패션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클래식, 복고풍 스타일 유행=2009년 패션은 경기불황에 따라 무난하게 오래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이 주류로 급부상했다. 블랙 컬러와 체크패턴이 강세를 보였고 전통적인 소재와 질감으로 클래식한 무드의 댄디룩이 유행했다. 또 경기호황을 누렸던 1980년대로의 귀환하려는 욕구로 1980년대 특유의 화려함과 스트리트적 감성을 담은 복고 트렌드가 대유행했다. 특히, 일명 '파워숄더룩'이라 불리는 어깨 각 살려주는 쟈켓과 레오파드 프린트 등이 큰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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