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前총리, 곽영욱과 10년 전부터 친분관계 유지"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12.22 17:54

(종합)檢, '5만 달러' 수수 의혹 한 전 총리 불구속 기소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22일 곽 전 사장(69·구속기소)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한명숙(65)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뇌물 액수를 감안할 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지만 한 전 총리가 참여정부를 대표하는 원로 정치인인데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 불구속 기소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탁공사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봉투 2개를 받은 혐의다.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은 지난 1998년 대한통운이 한 전 총리가 운영하는 모 여성단체의 행사 경비를 후원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이후 종종 식사를 함께하고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곽 전 사장은 대한통운을 그만둔 뒤 한 전 총리에게 공기업 등의 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수차례 했고 한 전 총리도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에게 "곽 전 사장을 잘 부탁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와 공관에서 오찬 모임을 갖기 한 달 전인 2006년 11월 산업자원부 고위 간부로부터 "석탄공사 사장으로 지원하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듬해 1월 석탄공사는 산업자원부에 곽 전 사장을 신임 사장 1순위 후보로 추천했으나 결국 곽 전 사장은 사장에 선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곽 전 사장은 검찰에서 "(석탄공사에 가지 못한 뒤)한 전 총리로부터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같은 해 3월 한국전력 임원의 연락을 받고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곽 전 사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곽 전 사장을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한 뒤 정·관계 로비 부분에 대한 조사를 벌여 곽 전 사장으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 지난 18일 한 전 총리를 체포해 조사하는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를 만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과 동행한 사실을 밝혀내고 강 전 장관을 소환해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를 만나게 된 경위와 인사청탁 및 금품전달 여부 등을 조사한 바 있다. 또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할 당시 연락을 취한 산업자원부 관계자 등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단돈 1원도 받은 사실이 없으며 검찰이 허위조작수사를 하고 있다"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한편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기동)는 21일 골프장 시행사인 ㈜스테이트월셔 회장 공모(43·구속기소)씨로부터 억대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씨 등으로부터 4억여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당 공성진 최고위원도 23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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