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주택대출 가산금리 어쩌나"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12.23 08:13
은행들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할 조짐이 보이는 데다 가산금리를 낮추라는 주문이 이어지지만 당장 가산금리를 조정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91일물 CD금리는 전날과 같은 2.85%로 고시됐다. 지난 16일 0.04%포인트, 17일 0.02%포인트 각각 오른 뒤 횡보하지만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CD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올초 높인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8일 "은행이 부당하게 높인 금리를 스스로 낮추도록 금융당국에 철저한 현장감독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 "조정하기도, 안하기도 어려워"=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당장 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CD금리가 약 4%포인트 떨어졌는데 최근 0.4%포인트 올랐다"며 "아직 가산금리를 조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조정하라는 요구가 많아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은행연합회가 발표할 예정인 주택담보대출의 새 기준금리도 가산금리 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들은 새 기준금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기 전에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꺼린다.

새 기준금리가 나오더라도 가산금리를 둘러싼 고민은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 CD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 약정이 유효할 뿐 아니라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판매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 기준금리가 발표되면 CD금리가 더 올라 가산금리 조정압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CD금리가 실세 금리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라며 "새 기준금리가 나와 CD금리가 다른 시장금리 수준으로 오르면 가산금리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존대출 어쩌나"= 기존 대출에 적용한 가산금리도 은행의 고민거리다.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은 경우에 따라 3%포인트 이상 가산금리를 적용받았다.

CD금리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면 이자부담이 연 9%로 높아질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자금 회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연체가 늘면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진다.

이들에게 적용한 가산금리를 변경하기도 간단치 않다. 형평성 시비가 제기될 수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은행채와 CD 등에 복합적으로 연계하는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권한다. 하지만 은행이 수익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낮은 금리를 제시해도 기존 CD금리 연동 상품의 금리가 낮아 고객들이 응할지 불투명하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당자는 "CD 연동 대출상품의 가장 큰 문제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CD가 급등하면 고객과 은행 모두 곤란한 상황에 놓여 사전적으로 정리하려 하지만 여전히 CD 연동 상품을 고수하는 고객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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