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회의 폐막…'절반의 성공'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12.20 12:03

(종합)美 주도 '코펜하겐 협정' 공식 인정…"지구 기온 상승 2℃ 이내 제한"

전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가 19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제한한다는 '협정'(accord)이 총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이를 공식 인정키로 하는 '어정쩡한' 결론으로 회의는 마무리됐다.

다만 당초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정치적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뛰어넘어 내년 멕시코 회의에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로 한 것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절반의 성공 '코펜하겐 협정'=COP15 의장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의 주도로 완성된 '코펜하겐 협정'에 '유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협정이 비록 총회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총회의 공식적인 합의문으로 인정, 법적 효력을 갖도록 해 협정의 내용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펜하겐 협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중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여해 완성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억제하자는 비전을 공유하고 합의를 이룬 점이 주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협정은 △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 △ 선진국은 내년부터 3년간 300억 달러를 개도국에 긴급지원 △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씩 지원 △ 선진국은 내년 1월 말까지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시 △ 개도국은 내년 1월 말까지 감축 계획 제출 △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합의안은 내년 말까지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기후변화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숲이나 늪을 보전하자는 합의도 이뤘다.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는 '토탄' 토양과 습지 등 자연 지형을 보전하는 개도국에 선진국이 보상을 해주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확실하고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도국들의 강한 반발을 사 끝내 총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법적 구속력도 확보하지 못했다.


◇쟁점 여전 '험난한 앞길'=코펜하겐 협정 마련을 주도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주요 경제국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책임을 공유키로 했다"며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보 드 보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사무총장은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협정을 체결하자는 희망을 이루는데 실패했고, 이같은 협정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기대를 충족시키는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코펜하겐 회의의 결정은 본질적인 시작"이라면서도 "협정이 모두의 기대를 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국가들이 끝까지 반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를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코펜하겐 협정은 유럽과 후진국 등 기후변화 회의에 참여한 많은 나라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으며 LA타임스는 생존을 위한 많은 나라의 요구와 거리가 먼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절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냉혹한 평가가 뒤따르는 것은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개도국과 후진국에 대한 재정 지원 규모가 당초 요구폭인 2000~3000억 달러보다 줄어든 점과 지원금의 분담을 비롯해 개도국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