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한 건 못했어요"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 2009.12.20 10:10

부동산시장 침체에 숨죽인 공인중개사…하루에 65곳씩 문닫아

"어제는 상담하러 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문을 닫아야 할 판이에요."

서울 대림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며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공인중개사의 가계 경제도 덩달아 나빠지고 있다는 푸념이다.

실제 휴업과 폐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들도 늘고 있다. 2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문을 닫은(휴·폐업) 중개업소는 올들어 모두 1만9602개다. 산술적으론 한 달에 1960개, 하루에 65개꼴로 문을 닫은 셈이다.

공인중개사들은 거래가 줄어들어 중개업소 운영 자체가 힘들다고 했다. 공인중개사가 5000만원 미만의 주거용 부동산 매매 거래를 성공했을 때 받는 중개수수료는 최대 25만원이다. 일정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데다 한도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0.3%이내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2억원 짜리 아파트 한 채를 거래하면 공인중개사 몫으로 떨어지는 돈은 60만원 정도다.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오피스텔의 경우 비주거용으로 분류돼 0.9%의 수수료율이 적용되지만 매물 자체의 가격이 낮다.

홍익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20건 정도 거래가 있었지만 최근엔 10건 이하로 거래량이 떨어졌다"며 "그마저도 값이 싼 오피스텔이 대부분이어서 가게 임대료와 유지비 등을 제하면 정작 손에 쥐는 금액은 얼마 안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 상황은 더욱 안 좋다. 경기도 광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달엔 그나마 1건의 거래라도 있었지만 이달엔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상담하러 오는 사람도 하루에 한두 명 정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가뜩이나 경기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해 경기도 전체 부동산시장이 죽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용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그나마 7월까진 한 달에 전세 4~5건, 매매 1~2건을 해왔지만 8월 이후 한 달에 1~2건 거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원래 공인중개사수는 쉽게 줄어들지 않지만 최근엔 감소 추세"라며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문을 닫는 중개업소 수는 계속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