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체포영장 집행 "나의 길 갈것"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 2009.12.18 12:33

기자회견후 검찰 이동... 사전 협의로 물리적 충돌 없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8일 검찰의 구속영장 집행과 관련, "국민 여러분, 절대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니다"고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게 나의 길을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천만번 물어봐도 내 대답은 한결같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라며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살아온 날의 모든 것을 걸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존중, 이 상황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려 한다"며 "검찰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기소를 전제로 이번 사건을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짜맞추기 수사에는 일체 응할 수 없다"며 "공개된 법정에서 나의 진실을 국민 앞에 밝히겠다. 검찰의 조작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성을 잃은 검찰의 폭력을 묵인하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것이 자명하기에 결연히 싸울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조금도 걱정말라. 전직 총리라는 명예는 잠시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거칠고 험한 길을 싸우기 위해 이 길을 떠난다"고 말을 맺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불과 7개월 만에 이런 더러운 정치공작이 또 시작됐다는 것에 분노한다"며 "한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체포영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국무총리는 "검찰이 이렇게 한 사람 씩 죽이고, 잡아가고, 모욕을 줘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박정희, 전두환과 싸워서 이긴 우리다. 이번 정부라고 왜 못 싸우겠나. 우리의 미래와 후손을 위해서라도 공작정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이 최근 한 전 총리의 주변 인사들을 상대로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개인의 명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진영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치적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대한통운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이날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한 전 총리는 기자회견 직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이번 집행은 검찰 측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물리적 충돌 없이 이뤄졌다. 공동변호인인 조광희 변호사,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전해철 변호사를 비롯해 황찬하 전 국무총리실 정무수석도 동행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는 민주당 공동변호인단 중 양승조·송영길 변호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합류한 법무법인 원 소속 조광희·정연순 변호사 등 4명이 번갈아 가면서 입회한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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