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왕의 귀환'에 거는 기대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12.15 16:45
지난 11일, 한 최고경영자(CEO)의 복귀가 화제가 됐다. 비운의 황태자로 알려진 정몽혁 전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의 회장으로 전격 임명됐다. 2002년 4월, 눈물을 글썽이며 "회사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현대정유를 떠난 지 7년만이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가장 아끼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이다. 현대정유의 전신인 극동정유의 옛 사주 장홍선씨 조카이기도 하다.

고 정 명예회장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동생의 아들인 정 회장을 남다른 애정을 갖고 보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탓에 정 회장은 경복고와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받았으며, 30대 중반에 현대정유 사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CEO 재직시절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정유사의 이미지를 깨고 '오일뱅크'라는 주유소 브랜드를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국내에선 생소했던 자동차 '레이싱 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 정 회장은 젊은 CEO로 다른 정유사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며 "한화에너지 인수 등 공격적인 모습도 보이면서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이번 현대상사 인수전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의 지원을 중심으로 KCC그룹의 투자도 이끌어내면서 범 현대가(家)의 결집을 현실화했다. 결국 현대상사 인수합병(M&A)의 성공으로 정 회장의 재기도 앞당겨졌다.

정 회장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CEO로 복귀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또 오너가 맡게 된 현대상사도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해져 재도약의 기틀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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