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화 강세 왜? 언제까지 이어질까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12.14 08:39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

질문1. 팀장님 최근 미국에서 나온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지난 목요일 나온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시장의 예상치보다는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4주간 평균치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죠? 또 전일 미국증시를 상승으로 이끈 것은 11월 소매판매와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좋게나왔기 때문인데요. 팀장님, 실업률이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최근의 개선된 경제지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었다고 이해해야 할지.. 어떻게 보십니까?



답=밍크 코트와 같이 비싸고 좋은 옷을 일 년 내 내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밍크코트는 가장 추운 몇 일을 위해 필요한 옷이지요?

경제지표 역시 때에 따라서는 아주 효율적으로 예측을 해주기도 하지만 모든 경제지표가 동일하게 일 년 내내 경기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해주지는 않습니다.

비즈니스 사이클에 맞추어서 중요도가 변화하게 되는데요, 지금 가장 어울리지도 않고 믿기도 어려운 지표가 바로 고용지표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지표입니다.

보통 경기 사이클의 자동안정화장치에 속하는 실업수당은 수령 받을 수 있는 기간에 한계를 두고 있습니다. 최대한 연장을 해도 6~7개월 정도지요.

대공황 이후 가장 긴 침체기간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사실 상의 실업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를 모두 받은 이후 실업급여 수령자수 전체 통계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단지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줄었다는 것을 고용이 호전되고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당연히 시장은 이것 때문에 고무되어 오른 것도 아닙니다. 지금 경기의 턴어라운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은 그럼 어떤 지표일까요?

주택가격지수와 공장가동률 재고지수와 소매판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 하나가 좋았다고 해서 “좋다. 이제부터 경기는 확장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바둑판에 바둑돌처럼 하나하나가 모여서 점차 호전되기도 하고 점차 악화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들 중에서 두 가지가 지난주에 발표되었었습니다. 목요일에 발표된 도매 재고와 금요일에 발표된 기업재고는 시장의 예측치를 크게 상회해서 1년여 만에 플러스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재고가 늘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호재입니다.

이는 실물 경기에 민감한 CEO들이 시장에 소비가 조만간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기 순환적 차원에서도 공장재고의 증가는 재고조정이 마무리 되고 이제 곧 실적장세로 전환되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이정표의 역할을 해 왔었습니다.

공장재고는 다만 소매판매가 조합되어야만 보다 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데, 마침 지난 주말 소매판매 역시 시장의 예상치였던 0.6% 증가에 두 배가 넘는 1.3% 증가로 발표되면서 연말 소비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의심마저 한 방에 걷어내었습니다.

이런 경제지표의 호전의 모습은 단지 미국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중요한 소비 시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19.2%에 달하는 산업생산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주요 30개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OECD 경기 선행지수가 지난달에 이번 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P 를 넘어선 이후 또다시 1P가 상승해서 101.4를 기록하였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경제지표의 호조세가 어느 중요한 몇 나라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과 영국의 회복세가 두드러졌고 또한 미국과 일본의 경기 선행지수도 모두 호전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고르고 완만한 회복국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질문2. 지난 주말 달러화는 2개월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에 유로달러는 0.73% 하락해 마무리 되었는데요. 달러약세는 시중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주었지만 최근의 모습처럼 달러강세가 계속해서 유지될 경우, 경기회복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달러 강세 현상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언제나 시장은 자만과 오만이 가득 차는 순간 뒤통수를 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조사된 달러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가장 비관적이었을 때 달러화는 소스라치게 상승을 했습니다.

달러화가 상승을 시작하는 순간에 곧바로 금값이 치솟기 시작했고 특히 유가는 8거래일 동안 단 하루의 반등도 없이 11%나 속락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 들이 달러화 반등에 격하게 반응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화에 대한 약세 기대치가 높았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저는 달러화의 중기적 흐름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달러화의 흐름은 최근 30여 년 동안 미국의 정책금리에 한 두 달 선행해서 거의 정확하게 연동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즉, 달러화의 향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이며 미국의 금리의 인상시기가 되어야만 달러화의 기조적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또한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시장을 위협하는 일이 없다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실업률에 연동하는 모습을 보여 왔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실업률이 달러화의 강세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키를 잡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번에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실업률이 시장의 예측치에 비해 0.2%p 하락한 10%로 발표했던 날 처음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면 실업률이 달러화와 금리정책에 수십 년에 걸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달러화의 향방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실업률이 당장 하락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적극적 구직자들이 전격적으로 구직행위를 재개하게 되면서 실업률은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경기가 긍정적으로 돌아선다는 가정 하에서도 내년 중후반에나 되어야만 피크아웃 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당연히 달러화의 기조적 상승에 대한 전망 역시 내년 중후반 이후로 미루어야 할 것입니다.

질문 3. 그럼 현재 진행 중인 달러화의 상승은 조만간 하락으로 전환될 것이란 말씀이신지요? 하지만 지난 주말에도 당장 달러화는 오르지 않았습니까? 최근 달러화의 상승은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요?

말씀하신대로 달러화에 대한 전망은 아주 중요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순간에 모든 원자재는 하락으로 전환이 되었었습니다.

특히 유가의 경우 세계 에너지 기구 즉 IEA가 내년도 석유 수요에 대한 전망을 상향했고 또한 중국의 산업동향이 19.2%나 증가하는 등 유가의 상승을 견인할만한 여러 가지의 뉴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달러화가 상승했다는 점 때문에 무려 8영업일이나 반등 한 번 없는 속락을 보였다는 점을 보면 상품시장에 대한 전망에 달러화에 대한 전망은 필수적입니다.

어디 상품시장 뿐이겠습니까?


최근까지 우리네 증시에 강한 유동성을 제공했었던 것도 달러화의 약세라는 기조적 흐름이 절대적인 원인이었다면 달러화에 대한 전망은 연말 장세에 대한 전망은 물론이고 2010년 시장의 전망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만약 현재 달러화의 상승이 단기적 기술적 반등이라고 외인들이 생각한다면 오히려 환차익을 늘리기 위한 매수강화의 기회로 삼겠지만 반대로 이것이 기조적인 상승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면 그들은 곧 캐리청산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재 달러화 상승의 성격을 분명하게 파악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지금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필요이상의 상승을 하는 이유를 좀 알아보죠.

시장은 이성적인데도 실업률에 대해 오버하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의 문제도 한 몫을 했다는 생각입니다. 즉 달러화의 강세요인이라기 보다는 전체 통화 바스켓 중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엔화나 유로화, 파운드화 등 비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엔화의 약세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달통화로서의 엔화의 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가 되어버린 달러화에 구축당해 엔화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엔화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통화당국에서는 10조엔의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었고 이후 엔화는 단기적인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달러를 강하게 했다는 단순한 논리를 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리스와 관련한 저의 견해는 유로의 집행부가 그리스에 대한 디폴트를 결코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유는 그리스의 디폴트를 좌시한다는 것은 곧 유로화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유로화의 딜레마를 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또한 유로화의 약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죠. 유로존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달러화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제 결합체입니다. 유로화라는 것을 같이 써서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이득을 독식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유로화는 그 통화의 안정을 위해서 여러 가지의 약속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러한 약속들은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통화 안정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재정적자를 3%로 제한하자고 했는데 금융위기 이후 그 약속마저 지키는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모두 힘들어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 가운데 그리스가 먼저 위기에 빠졌습니다. 만약 ECB가 위기에 빠진 그리스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선언하면 어찌될까요?

만약 그런 상황에서 그리스의 신용이 더욱 악화되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면(물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유로화는 결국 붕괴될 것입니다.

하지만 덥썩 도와준다면 어찌되겠습니까?

유로존의 나라들은 아마도 그들이 통화의 안정성을 위해 지키기로 했던 여러 조약을 파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 역시 유로화에게는 자체적인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그리스의 문제는 ECB의 집행부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주 난처한 문제인 것입니다.

지금은 당장 ECB에서 시장의 의심을 없애기 위해서 그리스는 안전하며 또한 만약 위기에 빠진다면 즉각 개입할 것이라고 하고 있고 또한 저 역시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원래 돈이라는 것이 쇠락하는 쪽으로는 여간해서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의심을 받게 되면 그 의심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달러화의 최근의 강세는 달러화 자체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달러화 이외의 통화에 약세요인이 일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4. 우리 증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주 국내증시는 두바이 악재, 금통위, 선물옵션 만기 등 여러 위기를 이겨내고 지난 금요일 1650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12월 들어 9거래일 중 단 하루만 빼고 모두 올랐구요.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 4천억 정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계속해서 주식을 매도하던 기관역시 7천 억 정도 순매수세를 보였고요. 팀장님, 우리 증시 12월 산타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그건 산타에게 물어보셔야지요. 하지만 제반 경제 여건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최근 이머징 마켓으로 향하는 선진국의 자금들 중 거의 절반이 우리나라를 향해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이머징 내에서 우리네 증시가 유독 매력적인 뭔가 이유가 생겼다는 말이 되는데요...

일단 이머징마켓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차스닥을 향해 움직이던 자금의 흐름이 일단락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즉 차스닥 상장을 앞두고 편향적으로 흐르던 자금의 흐름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수급 호전의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 과거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더욱 강해진 우리네 기업구조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0대 대기업의 평균 유보율은 1100%를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10여 년 전 외환위기 이후 재무적 충격에 강한 기업구조로의 변신이 기업들의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 되었었습니다. 그것이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초체력을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엔고와 풍부한 시장유동성과 같은 환경이 세계적인 위기를 맞아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요인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품의 절반이상이 심각한 경쟁 상태에 있습니다. 달러화의 풍부한 유동성이 조달통화로서의 엔화를 구축함으로서 엔화의 중기적 상승을 만들게 되었고 경쟁국의 통화인 엔화의 상대적 상승이 결정적으로 우리의 자동차산업과 IT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에게 상당한 기회요인을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얼마전 메릴린치의 일본 자산과 우리네 시장에 대한 스위칭 매매나 혹은 글로벌 자금의 집중화 현상 등은 이런 구조적 환경에 대해 시장의 스마트 머니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산타랠리요?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런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만 현재 시점에서 유일한 리스크 요인은 달러화의 균형이탈입니다.

산타가 오고 안 오고는 유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리스의 문제와 두바이문제, 또한 엔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엔 라이보 금리의 동향 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