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화려한 피날레 장식할까?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09.12.14 08:08

급매물 해소로 수급개선... IT 자동차 철강 등 추천 많아

‘단기급락이 호재’라는 말이 있다.

주식시장이 위아래가 막힌 박스권에 오래 갇혀있다 보면 투자자들이 딱히 팔지도 않고 사지도 않은 채 눈치만 보는 지루함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단기 악재가 터져 팔기를 망설였던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한꺼번에 던지게 되면 분위기가 반전된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그동안 벼르던 매도 세력들이 한꺼번에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위로 올라가려할 때마다 매물이 나오면서 막히던 부분이 뚫리게 되고 주가는 위로 올라가기가 쉬워진다. 마치 용수철과 비슷하다. 단기급락은 위로 튕겨져 올라가는 힘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단 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는 사항은 예외다.

지난 2개월 동안 박스권을 뚫지 못해 막혀있던 주가가 두바이발 쇼크로 오히려 반발력을 확보, 박스권 상단(1630)을 뚫었다. 주가가 모든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옴에 따라 기술적 분석으로도 강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연중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23일 이후 거의 처음으로 1700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연말이라 투자자들이 배당 기대 등으로 주식을 팔기보다는 들고 가려는 심리가 더 강해 지금과 같은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연말 랠리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화려한 피날레가 될 것이냐, 소박한 연말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있다. 주가가 1700선 고지를 넘어 연중 고점까지 뚫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 시장에 뚜렷한 수급주체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그보다는 소박한 연말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해외 시장은 훈풍까지는 아니어도 특별히 악재가 될 만한 냉풍은 불어 닥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는 11월 소매판매와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0.63% 상승해 연중최고치를 불과 0.08포인트 눈앞에 뒀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3% 하락했다.

연말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어찌됐든 올해는 싸늘했던 지난 연말과 달리 비교적 편안하게 연말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증권사 '오늘의 시황'
-우호적 시장 분위기, IT 증권 철강 등이 유망


▶대우증권=증시 상황은 비교적 긍정적인 편이라 할 수 있다. 딱히 악재라고 할 만한 요인들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당히 평온한 연말이 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1700선이나 올해 고점도 트라이해 볼 만한 상황으로 보여 진다.

다만, 수급적으로 연말 시장에서 무리할 만한 투자자가 없다는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외국인은 올해에만 30조원 가까이 한국 주식을 사들였고 이로 인해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과거 평균치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국내 기관은 여전히 펀드 환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 쪽에서 의미 있는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올해 연말 주식시장은 화려하게 피날레하기 보다는 소박하게 마감할 가능성을 높아 보인다. 주식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보다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유지, 관리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

하나대투증권=우리증시의 예상 PER(주가수익배율)이 10배 미만(9.7배)으로 하락했다는 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우호적인 요인이다. PER의 하락속도 면에서는 우리증시가 압도적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고 PER가 신흥시장 대비로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선진시장 대비로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하방을 담보해 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수급이 개선되고 있어 상방을 타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섹터측면에서는 이익의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업종이 가장 매력적이고 증권업종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목할 만한 대상들이다.

우리투자증권=지난주 코스피가 60일선 위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것은 투자심리 안정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단기 상승폭이 큰 상황이라는 점에서 추격매수보다는 숨고르기를 이용한 저점매수에 주력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증시가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 23일 이후 외국인이 보유비중을 확대시켰고 내년도 주당순이익(EPS) 개선이 기대되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수출관련 업종과 함께 은행, 건설, 미디어 등 내수관련 섹터업종을 연말 장세에도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수출주 내수주 할 것 없이 업종 내에서 핵심역량을 갖춘 종목을 중심으로 매기를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단기 급등 피로감,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둔 경계심리 속에 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은 있지만,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심리(거래량 증가), 펀더멘털(미국 고용+소비 개선 조짐), 수급(외국인 매수세 지속) 3박자가 갖춰져 있는데다 중국과 일본의 경기부양책으로 주변 증시가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대응에 있어서는 실적전망 개선이 두드러지는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에 놓되 증시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증권업종도 관심권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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