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회장 사면… 고심하는 MB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12.10 17:54
"하는 게 좋을까? 아닌가?" 연말연시 특별사면 단행 여부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면이라는 게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일이지만 이 대통령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번 사면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 대통령에게 성탄절 또는 신년 특별 사면과 관련한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특히 이 회장의 사면 포함 여부를 놓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전 회장 사면이 경제위기 극복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 국가적 현안 해결에 필요한 만큼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특정인을 위한 사면으로 비쳐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한다.

정책라인을 중심으로 한 사면 긍정론자들은 기업의 투자확대와 재계 사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하반기면 전 세계가 경제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고 각국 정부가 재정·통화 축소 등 출구전략을 쓸 시점 인 만큼 기업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전 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것.

반면 정무라인에서는 여론 부담과 정치적 파장을 들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가뜩이나 세종시, 4대강 살리기 등으로 전선이 분산된 가운데 또 다른 쟁점이 불거질 경우 부담이 커질 수 밖 에 없다는 것이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는 수석실이 여러 개 있어 현안에 따라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 "아직 연말연시 특사와 관련해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면을 해도, 안 해도 욕을 먹는다면 국익을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의 결단에 이 전 회장의 사면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6월, 지난해와 올해 8.15 광복절 등 3차례 각각 특별 사면복권을 단행했다.

한편 재계와 체육계를 중심으로 이 전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KBL, 한국배구연맹 등 프로스포츠 4개 단체로 구성된 프로스포츠단체협의회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에 이 전 삼성 회장의 사면을 건의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9일에는 강원도 국회의원협의회 소속 여야 의원 8명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면담하고 이 전 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 김진선 강원지사와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등도 사면을 요구했다.

특히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는 내주 중에 이 전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 50여 명의 사면을 건의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기자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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