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5%성장에 2%금리는 낮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12.10 12:32

[일문일답]"정상화 과정 생각해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5%가 확실해진다면 기준금리 2%는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내년 경제성장이 4~5% 수준에서 전망되는 데 대해 "만일 경제가 분기마다 1%씩 성장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3% 근처라면 기준금리 2%는 상상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5% 성장전망이 확실해지는지를 봐야하고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균형잡힌 기준금리로 갈 것인지 경로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나.

▶11월 은행대출이 좀 늘어난 부분에 대해선 추세적인 걸로 보진 않는다. 연말을 앞둔 은행과 각 영업점의 실적평가와 연결이 돼 있는 걸로 본다. 신용제공하는 은행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11월에 움직인 것이 이런 형태로 나타났지 않나. 앞으로 여러달 동안 계속될 걸로 생각지 않는다. 가계대출 관련 여러번 강조했다. 지난 10년동안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가 상당히 늘어있다. 앞으로 경제 커지니까 신용규모가 줄진 않겠지만 그간 많이 늘어난 가계 신용이 앞으로 계속해서 크게 늘어나선 문제가 있다. 한편에선 자산가격의 불안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측면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어떤 대출이든 부채수준이 더 높아지는 건 경계할 만한 일이다.

-또 물가안정목표 구간이 내년 3% 플러스마이너스 1% 조정 후 통화정책 더뎌지는 게 아니냐는 데 대해선.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간 경험과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전개될 환경에 비춰보면 0.5% 변동폭이 너무 좁아서 상하로 이탈할 경우가 더러 생길 때 국민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 '목표 이탈했는데도 중앙은행은 관심도 없는 것 같고 조치도 안하더라' 그럼 이 목표가 뭐냐, 중앙은행과 국민의 약속범위가 너무 좁으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1%로 해놨다. 그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건 통상적인 물가변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적극적인 완화든 긴축이든 쓸 필요성이 적은 구간으로 보겠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넓힌 거다. 혹자는 범위가 넓어져서 금융완화 쪽으로 가져가겠다는 거 아니냐고 해석하는 보도도 봤는데 당장의 통화정책 기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항이다.

-최근 물가상승 요인이 많다. 4%대가 갖는 의미는.

▶앞으로 3년, 3% 근처에서 움직이는 게 우리 경제로 봐서 가장 적정 조합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다. 그런 측면이 하나 있고 물가지수 움직임을 보면 한두달만에 갑자기 오르내리는 건 아니다. 한번 높은 쪽 또는 낮은 쪽으로 움직이면 6개월 이상 상당히 관성이 생긴다. 상한선을 4% 미만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3.9% 가서 대책을 강구하면 늦다. 그때까지 조치 없다가 선을 넘으면 조치하겠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통화정책이 그렇게 될 수 없다. 올리는 요인, 내리는 요인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까운 몇달간 3% 선을 뚫고 올라갈 일은 없을 것 같다.


-타이밍을 잡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 타이밍을 잡을 때 문제가 이미 발생한 뒤에 현실화한 뒤에 대책을 쓰면 늦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출구전략 걱정하는 부분이 지표로서 모든 걸 확인하고서 행동에 옮기면 늦다는 것이다. 수평선 뒤쪽에 있을 때 움직이기 시작해야지 수평선 올라왔을 때 하면 늦다는 게 통화정책이다. 타이밍이 그런 면에서 중요하고 지금도 그렇다. 국제적으로도 선진국에선 아직은 준비만 하고 있자, 어떤 나라는 조금 더 빨리 움직여야 될 거다, 하는데 시기를 잡는데 중요한 부분이 벌써 눈앞에 다가왔을 땐 늦다는 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작년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진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졌다. 헬리콥터로 수송해서 공중투하한 거다. 그렇지만 나갈 때는 갑자기 헬리콥터로 실어서 나갈 순 없다. 정책은 그럴 수 없다. 문 근처에 있다면 그냥 나가면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만큼 떨어져 있다. 문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한다. 근처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정상화시기가 됐다고 해서 그리 이동해서 갑자기 빠져나갈 순 없다. 투입은 갑자기 했지만 나갈 땐 갑자기 할 수 없다. 재정정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통화정책은 6개월~1년 시차 봐야 하기 때문에 한걸음에 나갈 순 없다는 점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내년 고용환경 전망과 고용 부진할 때 출구전략 성급히 써서 안된다는 데 대해.

▶고용회복 속도가 매우 느리다. 정부의 임시적인 일자리대책 갖고 겨우겨우 꾸려나가는 상황인데 그동안 현상을 보면 지난 97~98년 고용이 갑자기 줄었다. 그때 수없이 많은 중소영세기업들이 사라졌다. 이번에 보면 중소영세에서 심하다. 사업체별로 보면 그렇고 고용형태별로 임시일용직이 줄었다. 구조적인 문제가 가미됐다고 본다. 평상시 경기가 그런대로 괜찮을 때는 그럭저럭 버티는데 경기 나빠지면 약한 부분부터 타격을 받는다. 영세자영업종이 2007년까진 경기가 괜찮아서 버티다가 2008년 경기가 급속히 나빠지면서 심한 타격을 받은 것 같다. 그말은 경제성장률이 좀 높아지더라도 그 부분에서 사라졌던 일자리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대로 소생하긴 쉽지 않다.

이번 고용감소는 구조적 측면도 있다. 경기적인 측면서 줄어든 건 어느 정도 살아날 거니까 각종 재정통화정책에 충분히 고려돼야겠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 줄어든 게 살아나기까지 기다리면 정책은 너무 늦고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걸 하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구조적인 건 구조적인 걸로 풀어야지 경기정책으로만 풀려면 잘못될 수 있다. 또하나는 원래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다. 상당히 좋아지고 나야 고용이 늘지 조금 좋아진다고 정도에 맞춰서 동시적으로 늘진 않는다.

-선제적 통화정책 말씀하는데 정부에서 내년도 성장률 전망에서 5% 내외로 본다. 2% 기준금리와 5% 성장이 얼마나 같이 갈 수 있나.

▶내년 전망이 4~5% 정도로 보고 지금 물가상승률이 2.4%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로 보면 출구 나간 이후 상황은 2%는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다. 5%는 분기마다 1% 이상 성장과 같은데 거의 확실해진다면 2% 기준금리는 그 시점에선 엄청나게 낮은 금리다. 5% 성장이 전망으로 확실해지는지 봐야되고 갑자기 비행기가 와서 태우고 나갈 수 없으니 이 2%를 5% 성장에 3%물가에 맞도록 한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봐야 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런 균형잡힌 기준금리로 갈 것인지 경로를 생각해야 한다.

만일 1년 후 우리나라 경제가 분기 1% 성장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이 3% 근처라면 기준금리 2%는 좀 상상하기 힘들다. 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실제 그렇게 되는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점차 정상화 할 거냐. 흔히들 '통화정책이 경기를 살리는 데 당분간 초점을 맞춘다' 하는데 이건 금리가 꼼짝 안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경제활동수준이나 물가상승수준에 비춰서 대충 이 근처 정도면 좋겠다는 수준에 가기 전까진 계속 완화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정상화할 수는 없다.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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