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앞으론 매달 금리조정 고민"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12.10 12:21

"내년도 경제전망 비교적 밝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앞으로 매달매달 짚어가면서 경기와 물가상황에 맞춰 (금리조정) 타이밍을 잡는 고민을 해나가겠다"고 말해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소간의 불안요소를 무시할 수 없어 금년 내내 상당히 낮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발언의 배경엔 재정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수출과 소비가 개선되면서 내년 경기전망이 한층 나아질 거라는 판단이 깔렸다.

이 총재는 "내일 발표될 내년도 경제전망에서도 비교적 밝은 전망을 할 수 있다"며 "내수에서 정부재정의 경기촉진효과가 많이 줄었지만 소비나 일부 분야의 투자가 내년엔 좀 나아질 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3%가 넘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원자재가격의 급변동 가능성이나 돌발위험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내년까지는 3%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음은 이 총재 모두발언.

금통위에선 한은 기준금리를 2%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보면 국민경기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지난 9, 10월 추석요인이 있어서 지표들은 들쭉날쭉한 모습이지만 지난 3분기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보인 이후 10, 11월과 12월초에 들어서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소비 쪽에서도 꾸준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특히 3분기까지 집중됐던 정부의 경기촉진 정책에 재정지출이 10월 이후 많이 줄어들어 민간부문에서 경기를 받쳐주지 못해서 4분기 경제가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지난 두어달 이상 움직임을 봐선 성장세가 2, 3분기만큼은 아니지만 4분기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물가 쪽에서 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2% 상승했던 게 11월 2.4%로 조금 높아졌습니다만 대체로 안정돼 있다. 한은이 추구하는 소비자물가 평균상승률이 3%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3%보다 낮은 수준인데 물론 지난 2008년 물가상승률이 꽤 높았기 때문에 2009년 물가가 3% 밑으로 가는 건 어찌보면 정상적인 상황이다.

주택매매가격도 수도권 지역에서는 지난 10월 이후 좀 안정돼가는 것 같다. 그런데 수도권 아닌 지역에서의 매매가격은 지난 11월까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그런 점을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확산되진 않았지만 지난 11월까지도 2조 이상 상당히 큰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걸 알 수 있다. 전세가격에선 수급요인도 일부 작용해서 수도권까지 포함해서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은 지난 10월 환율, 주가가 변동이 있었지만 11월엔 하순까지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11월말 두바이에서 채무재조정 요구가 있어서 국제금융시장이 한번 흔들리고 국내금융시장에서도 일시적인 변동이 있었지만 2~3일 지나면서 국내외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경제를 보면 세계각국과 주요국제기구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내년 경제성장전망을 올리고 있다. 몇가지 불안요인이 남아있긴 하다. 미국에서 상업용부동산 쪽이 부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든가 미국이나 유럽의 은행대출이 아직 활발하게 늘어나지 못하거나, 동유럽 등 간간이 채무관련 자금사건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대체적 판단이고 내년 선진국도 금년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동남아 같은 데 경기전망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수출환경도 금년에 예상외로 수출이 선전했지만 내년에도 그런대로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 내수 쪽에서 정부재정 경기촉진 효과가 많이 줄었지만 소비나 일부분야의 투자가 내년엔 좀 나아질 걸로 보고 있다. 한은의 내년도 경제전망은 내일 발표하겠지만 비교적 밝은 전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물가 쪽에서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 올랐는데 내년말까지 보면 2.5~3%로 서서히 조금씩 오르지 않을까 하고 보고 있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물가목표에 비춰서 무리없는 물가움직임이 있을 거다. 원자재가격이 크게 변동하거나 돌발위험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당분간 큰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나고 있고 내년 경상수지 규모는 줄겠지만 흑자는 이어질 거다. 환율 급상승으로 물가상승에 큰 압력을 준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걸로 본다. 지금보다는 상승률이 조금씩 오르겠지만 내년까지는 3%를 넘는 상승은 없을 거다.

전반적으로 세계와 국내경제에 다소 불안요소가 있다고 봐야 하고 두바이 채무조정신청 같은 종류의 사건도 앞으로 내년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크게 봐선 세계나 국내경제 내년에 그런대로 밝은 쪽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소간의 불안요소를 무시할 수 없어서 금년 내내 상당히 낮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해왔고 이번달에도 그런 결정을 내리긴 내렸지만 앞으로 매달매달 짚어가면서 경기와 물가상황에 맞춰서 타이밍을 잡는 고민을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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