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의 몰락이 가져올 재앙

머니투데이 방형국 골프담당기자 | 2009.12.10 10:54

'제2의 타이거 우즈' 쫓던 청소년들 상실감...골프산업도 타격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33)의 잇따른 섹스 스캔들로 최대 위기에 몰렸다. 호사가들은 그의 골프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진단을 하기도 한다. 자고나면 새로 추가되는 '불륜설'로 인해 '골프황제'는 '불륜황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골프황제'의 몰락은 단지 그의 몰락만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우선 우즈가 PGA투어를 한동안 비운다면 각종 대회가 흥행부진에 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즈가 뛰는 대회와 그렇지 않은 대회의 갤러리 동원과 스폰서십 기업 유치, 방송 시청률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

2008년만해도 PGA투어는 34개 대회에 이르렀으나, 경기침체로 인해 올 27개 대회로 줄어들더니 내년에는 24개 대회로 투어 규모가 급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장된 흥행카드'였던 우즈가 빠진다면 PGA 투어의 내년도 전망은 어둡기만 한 것이다.

PGA투어측은 잇따라 "우즈의 스캔들이 전정되고, 필드로 복귀하는데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으나,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우즈를 감싸고 돌 수만도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

PGA투어의 흥행이 저조하게 되면 용품시장 등 골프산업이 받을 타격도 적지 않아보인다.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나이키 등 세계적인 용품 메이커들은 올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인해 전년 대비 매출이 20-30% 줄었다.

이들 골프용품 메이커들은 이번 '우즈 스캔들'과 관계없이 내년 PGA투어프로 스폰서십을 대폭 줄이는 등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는 실정인데, 우즈의 포효하는 모습이 필드에서 사라지고, 인기가 뚝 떨어지면 올해보다 더 어려운 내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즈의 잇따른 섹스 스캔들이 초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타이거 우즈를 '꿈' 또는 '롤 모델' 삼아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되겠다며 이 순간에도 손바닥이 터지고, 피가 나도록 공을 때리고 있는 청소년들의 꿈도 깨뜨린 것이다.

스포츠 스타에 그치지 않고, 평소 깨끗하고, 성실한 이미지에다 가족에 대한 헌신 등으로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우뚝 올라섰던 우즈는 실제로 '타이거 우즈 재단'(Tiger Woods Foundations)을 설립, 꿈나무들에게 골프학교와 투어를 열어주고, 불우 청소년 돕기에 나서는 등 청소년 문제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깨끗한 이미지와 명예의 뒷면에서 섹스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가 누렸던 '부와 명예'를 좇아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되기를 꿈꾸던 청소년들의 상실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우즈가 지금 가장 어려운 것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를 비호해주던 광고주들도 등을 돌리는 추세이고, 의회의 골드메달을 수여하려던 미국 정치권도 관련 법안제출을 백지화하는 등 현재는 고립상태에 있어 보인다.

의회 골드메달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올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원과 하원 의원 3분의2 이상 지지를 얻어 수상자를 결정하는 의회 최고 권위의 상이다. 골프분야에서는 이제까지 바이런 넬슨과 아놀드 파머만이 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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