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비관론의 항복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09.12.10 07:52

'네마녀의 날' ㆍ금통위 시장영향 미미 전망 우세

증시가 두바이발 쇼크로 홍역을 치른 뒤 버젓이 낫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전날 증시는 두바이월드의 신용 손실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소식 등 악재에도 불구, 독야청청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일본 니케이나 중국 상해, 홍콩H지수가 모두 2% 내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선물시장의 경우 8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코스피 지수는 8거래일 가운데 하루만 살짝 약보합을 기록했을 뿐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물론 프로그램이라는 기계의 힘에 의존한 측면도 있었지만 증시가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증시가 두바이발 쇼크 이후 단단한 체력을 보여주자 내친 김에 지수가 2000을 넘어 2700까지 달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 2700은 최근 나온 전망치 중에 최고다. 이렇게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는 외국계인 골드만삭스다.

올해 증시가 폭락했을 때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보수적인 대응을 했던 외국계가 최근 뜨거운 '콜'로 전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악재만 없다면 코스피가 2700까지 갈 수 있고, 연중 평균치도 2300이 될 것이란 장밋빛 낙관론을 펼쳤다. 그 근거는 글로벌 유동성, 밸류에이션, 기업이익에서 한국이 신흥 국가 가운데 유리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국내증권사 시황 리포트들도 대부분 낙관 분위기로 바뀌었다. 시장이 쉴 새 없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 같은 흐름에 맞서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반등이 길게 갈지 짧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미니 랠리 정도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갑작스럽게 크게 호전된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는 투자자들의 선택이다. 경험적으로는 낙관론이 강해질수록 조금 경계를 해야 할 필요는 있다. 아직 글로벌 시장의 불안 요인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고, 기업이익 고점 논란 등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는 수면 아래로 내려오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 무드에서 벗어나게 되면 언제고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는 주제들이다.

10일 주식시장에서는 쿼드러플 위칭데이(지수 및 주식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 두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금리는 동결쪽 전망이 우세해서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네 마녀의 심술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사항이다. 일단 만기일 동시호가에서 쏟아질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 물량은 엇비슷하거나 매도 쪽이 약간 더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어떤 식의 만기일 효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사 ‘오늘의 시황’

-만기일 변수, 기본적인 상황은 우호적

▶신한금융투자=최근 발표된 외국계 증권사의 2010년 국내 증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론 증권사마다 시각차가 있지만 최근에 발표되는 자료일수록 지수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 증권사보다 전망이 후한 편이다. 이들 전망이 예상대로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올해처럼 2010년에도 장세를 주도할 주도 세력이 외국인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분간은 악재에 대한 내성 강화와 점진적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일시적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더라도 재차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종목별 대응도 가능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 그리고 일부 기술주 등과 같이 외국인이나 기관이 관심을 두는 종목이나 시장에 이슈가 되고 있는 테마 관련주 중심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전날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IT·자동차·화학 업종으로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선전한 모습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중국 증시가 악재에 반응하며 약세를 보인 반면, 시가총액 내 IT비중이 큰 우리시장과 대만시장은 반등에 성공한 점은 현 시장 대응에 힌트가 될 만하다고 판단된다.

여전히 미니 연말랠리의 가능성에 대한 관점은 유효하며, IT·자동차·화학 등 수급이 견조하게 뒷받침되는 업종의 대표주로의 집중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단,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이 예상되고 있고 선물·옵션 동시 만기는 청산가능 매도수요와 매수수요 혼재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는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투자증권=단기적인 두바이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글로벌 불안기류가 여전한 상황이고 선진국 경기모멘텀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 또한 단기적인 경기 및 기업이익 모멘텀 모두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당장 1630선이라는 변곡점을 넘어 추세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두바이 사태로 한차례 굴곡을 겪었고 이를 계기로 각국정부의 통화정책이 당분간 느슨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큰 폭의 주가 하락세가 전개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당분간 코스피는 1630선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AMOLED, 스마트폰 관련종목과 원/달러 환율의 1,150원선 지지력 확인으로 다시 관심이 높아지는 IT, 자동차에 대한 접근이 대안이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대형주 중에서는 수출주 중심, 중소형주는 주요 테마종목군 중심으로 한 대응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하나대투증권=6일 연속 상승에 따른 과열 부담이 장중 조정으로 해소되고 있으며, 두바이발 사태로 오히려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우세하게 전망되고, 순차익잔액이 높지 않아 쿼드러플 위칭데이 프로그램 물량 충격이 크게 우려되지는 않아 단기 흐름은 강세 기조가 연장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경기모멘텀 둔화와 기업 이익 개선 속도감소 등 추세적인 강세를 이끌어 낼 만한 호재를 찾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단기 흐름을 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보다 연말을 맞아 배당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배당투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고려할 만한 전략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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