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리스크에 발목잡힌 LG이노텍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09.12.09 17:03

LED투자를 위한것이나 당장은 희석효과 부각

'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한 기업 중 주가가 오르는 곳은 드물다(?)' 여의도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오랜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말이다. 기업 오너가 지분을 줄이면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공교롭게 LG이노텍에도 이 같은 '징크스'가 비껴가지 않는 모습이다. 9일 코스피시장에서 LG이노텍 종가는 전일 대비 2400원(2.50%) 하락한 9만3700원에 형성됐다. 고점인 지난 9월 8일(16만2000원) 이후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 기간 기관들은 연일 팔아치다시피해 누적 순매도량은 241만주에 달했다.

구본무 LG 회장 등 개인 대주주가 LG이노텍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은 지난 8월. 특수 관계인 31명이 125만주를 장내 매도했고 이 바람에 LG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58.89%에서 51.57%로 줄었다.

기관들은 대주주 지분 일부 매각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도세에 가담했고 때마침 실적 부진과 유상증자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의 실적 부진에 따른 주문감소에다 재고조정까지 겹쳐 이 회사의 4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할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평균치)도 지난 10월 16만8400원에서 정점을 기록한 뒤 하향 조정돼 13만3600원까지 내려왔다.

증권업계는 특히 주식가치 희석을 가져올 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이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규모 3000억원, 시기를 내년 1/4분기로 보고 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예정된 LED투자 금액 1조1500억원 가운데 올해 집행분 3000억원, 연간 에비타(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4000억원, LCD모듈사업 매각 등을 제외하면 증자 규모는 최대 3000억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LCD모듈사업 매각 가치에 따라 투자 조달 규모와 방법이 달라지므로 아직 확정된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회사의 LED사업 성장성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권했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조달금액이 LED를 위한 것이고 차입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보다는 나은 선택"이라며 "실적도 저점을 타진하고 내년 1분기 회복될 것으로 보여 지금은 저점 매수 가격대와 매수시기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급격하게 팽창하는 LED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앞으로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킬수 있다면 유상증자는 악재가 아닌 호재로 평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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