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낮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국민은행의 송년 기자 간담회 자리. 강정원 행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양해"를 부탁했다.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뜰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 행장은 "1월 안으로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 다시 모임을 갖겠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부행장들이 많이 오셨으니 말씀을 많이 나눠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한 기자가 "5분 만 간단히 질의응답을 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강 행장은 "벌써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났다"면서 간곡하게 거절했다. 강 행장은 11명의 임원 및 50여명의 기자들을 뒤로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강 행장이 불과 몇 달 전 부친상을 당한데다 평소 소문난 효자로 알려진 터라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예상 밖의 상황에 이내 수긍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이 후 최인규 부사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송년 간담회를 주재했다.
일각에선 아쉽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강 행장의 행보는 최근 금융권 최대 '화제'여서 이번 간담회에 이목이 집중된 터다.
K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서 중도에 2명의 경쟁 후보들이 사퇴를 했다. 이들이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파열음이 났다. 금융당국의 신호도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번엔 회장, 행장직 분리로 비게 되는 은행장 자리를 두고서도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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