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국회 허송세월…'설거지'는 잘 될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12.09 15:40
올해 정기국회도 '허송세월'이었다. 100일 동안의 회기가 9일 끝났지만 한 일은 거의 없다. 예산안 심의, 민생법안 처리 등 최소한의 의무조차 버렸다. 이번에도 뒤늦게 '설거지 국회'를 열어야 한다.

애초부터 만만치 않으리라 각오하고 시작한 100일이었다. 지난 7월 미디어법 강행 처리 후폭풍이 셌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도 컸다. 정기국회 첫 달인 9월은 '개점휴업'이 계속됐다.

한달 만에 합의한 국정감사는 재·보궐 선거 통에 흐지부지됐다.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 발언도 정국을 흔들었다. '정운찬 국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야당다운 견제를 못한 야당과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여당의 정쟁은 어김없이 '국감 무용론'을 낳았다.

12월2일까지 예산안 심의를 마쳐야 한다는 헌법 규정은 올해도 무용지물이었다. 벌써 7년째다. 이번엔 법정기한 안에 예산결산특위가 열리지도 못했다.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이다. 지난 8일엔 국토해양위가 4대강 예산을 정부 원안대로 일방 통과시키면서 여야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올해 안에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법안 처리율은 바닥이다. 정기국회 기간 108건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같은 기간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1038건이다. 그나마 몇 개 법안을 더 처리할 수도 있었다. 8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올라온 안건은 101건이었다. 이 가운데 61건이 다음 국회로 넘어갔다. 민주당이 국토위의 4대강 예산 일방 통과에 반발해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상황이 이러니 정치권의 평가도 '낙제점'으로 모인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정기국회가 부끄러운 기록만 남기고 끝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책임을 꾸짖는 손가락은 여도 야도 자신을 향하지 않는다. '남탓'이다.

여야는 10일부터 30일 동안 늑장국회를 열어 정기국회에서 못한 예산안 심사와 민생·경제법안 처리에 나선다.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의견차는 여전히 크다. 시행을 불과 20여일 앞둔 노동법 논의는 민주노총도 합의하는 단일안 먼저 가져오라는 '추미애 변수'에 막혀 있다. '설거지'마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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