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처하는 '정부' 못마땅한 與 중진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12.09 11:28

친박 홍사덕 "'비효율성'개념 계량화해야"..친이 홍준표 "총리 인식 안이해"

한나라당 최고중진들이 9일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에 쓴 소리를 했다.

친박(친 박근혜)계인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가 만든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에서 부처 이전을 사실상 백지화 하는 기조 위에서 '안'도 아니고 '안이 아닌 것'도 아닌 것을 발표했다"며 신중한 행보를 강조했다.

이어 "민관합동위원회가 지금쯤 여론조사에 들어가 세종시 백지화 안에 대한 지지율이 단 1~2%라도 올랐다면 그 자료를 들고 청와대로 올라 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안 될 일이다. 국민과 정부 사이에 위치한 당 특위에서 모든 지혜가 담긴 타협안을 낼 때까지 민관특위에서도 모든 언행을 조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을 주장하는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 '(행정)비효율성'이라는 용어의 모호성에 대해서도 따졌다.

홍 의원은 "선동 연설을 할 때에는 '돈 없는 사람들', '비효율성' 과 같은 추상적인 용어를 쓰는 것이 좋지만 정책을 만들 때에는 과학적이고 계량화된 개념을 써야 한다"며 "'비효율성'도 계량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호남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오송분기점까지 46분이 걸리고 역에서 세종시 정부부처 이전 기점까지는 3-4km에 불과해 승용차로 5분, 용산역에서 청와대까지 넉넉하게 15분을 준다고 해도 모두 합해 1시간 6분"이라며 "이는 과천과 비교해 30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분의 비효율이 국정을 그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야당일 때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중용의 묘를 살려 국민과 정부 사이의 타협안을 만들어야 하는 당 특위에선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를 지낸 친이(친 이명박)계 홍준표 의원은 "최근 총리실에서 쏟아내는 말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의 의사와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정운찬 국무총리를 향해 "총리의 문제인식이 안이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정 총리가 지난 2일 관훈토론회에서 '정부 부처 이전은 하나도 안 갈 수도, 다 갈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다 다갈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을 개정해서 행정부처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인지, 총리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는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일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 총리가 '지역주민과 국회의원, 지자체장이 반대한다면 한정된 재정여건상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당과 정부가 한 마음이 되서 같은 목소리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행보를 해야 할 시점에 총리가 신중하지 못한 답변을 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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