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단수 MOU없이 본계약 직행가능성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09.12.08 16:20

정해진 시일내 매각하면서 가격협상력 높이려는 포석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연내 대우건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를 따로 선정하지 않고 복수의 우선협상자과 일괄협상을 진행해 본계약을 바로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본계약까지 복수경쟁구도로 끌고 가면 단수로 할때보다 가격협상에 유리하고 정해진 시한내 매각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측에 따르면 금호는 단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연내 체결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들과 자금조달의 확실성 뿐 아니라 인수 조건 전반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MOU 체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식매매계약을 할 수도 있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한 곳으로 줄일지 아니면 주식매매계약까지 두 곳 다 계속 갈 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본계약을 연내에 마치는 것이 기본 전제이며 딜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선협상대상자 중 한곳인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대표를 맡고 있는 문정민 AC개발(AC Development) 회장은 머니투데이와 전화통화를 통해 "시일이 촉박해 (매각 주관사가) 양해각서(MOU) 체결 없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추진하다보니 가격을 비롯한 모든 인수조건을 한꺼번에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나기 힘들고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재무투자자(FI)와의 풋백옵션 문제 등으로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협상력을 유지, 매각가격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두바이쇼크를 거치며 대우건설을 비롯, 건설주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어 매각에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베즈와 TR아메리카 모두 본입찰 당시 주당 2만원 이상의 인수가격을 제시했지만 당시 1만4000원대였던 대우건설 주가는 8일 종가로 1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본입찰 당시 인수후보들과 본입찰 제안가격의 상하 5% 범위 내에서 최종 인수가격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계약 체결을 위한 인수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종 인수가가 본입찰에서 제시된 가격에서 5% 가량 내려가면 매각 가격이 2만원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어 금호의 매각손실이 커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해진 시일 내 매각을 완료하면서도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본계약 체결까지 경쟁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대우건설 FI들의 풋백옵션행사를 행사시기의 마지막 날인 다음달 15일까지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에서 매각 작업을 불투명하게 끌고 가는 데 대한 부담을 감수할 지가 관건이다.

한편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Jabez Parters)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은 논란이 됐던 투자확약서(LOC) 제출 문제는 이미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문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주요 전략적 투자자의 인수의향서(LOI)와 투자확약서(LOC)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를 문서로 매각 주관사에 제출했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자베즈파트너스도 지난주 중동의 주요 기관투자자와 국내 전략적 투자자(SI)의 인수의향서(LOI)와 LOC를 보낼 시점을 확정한 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원규 자베즈파트너스 대표는 "인수에 필요한 준비는 다 마쳤고 단독 우선협상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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