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실가스 위해성 판명...코펜하겐에서 미 발언력 높일 것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09.12.08 08:40
미 환경보호국(EPA)은 7일(현지시각) 이산화탄소와 5개의 온실가스를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공식 판명했다.

온실가스를 '위해 공해물질' (dangerous pollutant)로 지정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산업 시설에 대해 1970년대 제정된 연방법인 대기 오염 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미 대법원은 지난 2007년 온실가스 오염을 대기 오염에 포함시켰다.

대기 오염 방지법에 따라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화력발전소, 원유 정제시설, 공장 등은 온실가스 방출을 감축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규제는 이르면 내년 봄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청정 기술을 요구할지는 EPA 측에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EPA의 리사 잭슨은 "이번 온실가스 위해성 판명으로 2009년은 미국 정부가 온실가스 오염과 청정에너지 개혁을 시작한 역사적인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 언급했다.

미 정부가 온실가스에 대한 위해물질 판명을 지금 시점에 공표한 데에는 대내외적인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우선 이번 EPA의 위해성 판명이 의회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의회의 입법을 거치지 않은 채 규제를 실시할 경우 정치적으로 논쟁의 소지가 있으나, 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온실 가스 감축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써 작용해 현재 상원에 표류된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의회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 현재 하원이 제출한 미국 내 온실가스 방출 제한 법안은 산업계와 공화당의 반대에 직면한 상태다.

EPA의 발표가 코펜하겐 회의 진행 중에 있었던 것도 회담에 참가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발언력을 강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진보센터(CAP)의 다니엘 웨이스는 "EPA의 발표가 코펜하겐 회담 중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감축 노력을 시작한 많은 국가들은 미국이 (온실가스 방출 감축에)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지만, EPA의 발표로 더 이상 그렇게 말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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