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실적 디커플링 계속되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12.07 15:46

정유업 '참담' vs 석유화학업 '호황'...4분기도 흐름 이어질 전망

올 들어 정유와 석유화학의 경우 업종간 경영실적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유업종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악화로 악몽 같은 한해를 보낸 반면 석유화학업종은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깜짝 실적을 이어가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7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올해 실적은 참담함 그 자체다. 특히 3분기엔 '어닝 쇼크'가 이어졌다. SK에너지는 매출액 9조1201억 원, 영업이익 82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영업이익은 89%나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전년 동기보다 46% 줄어든 252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석유사업의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석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5조7992억 원을 기록했으며, 19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사업의 영업손실은 2분기의 683억 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GS칼텍스나 에쓰오일(S-OIL)도 상황은 마찬가지. GS칼텍스의 경우 매출액은 7조1807억 원, 영업이익은 1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30.6%, 78.8% 감소한 것이다.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이 1473억 원에 달하면서 영업이익이 2분기 1984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에쓰오일도 영업손실이 704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5037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4조7117억 원으로 32.8%나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67억 원으로 55.5%나 감소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해외 정유 업체들의 신·증설에 따른 공급증가와 석유제품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면서 정제마진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해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업체들은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갔다. LG화학은 3분기에 매출 4조3643억 원, 영업이익 7299억 원, 순이익 543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영업이익은 75.3%, 순이익은 82.8%가 각각 증가했다.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1% 늘어난 1조6503억 원의 매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240억 원, 순이익은 2120억 원을 기록해 각각 376.6%, 646.5% 급증했다. 한화석유화학이나 OCI(옛 동양제철화학) 등의 업체들도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정유사들도 부업인 석유화학 부문에선 남는 장사를 했다. SK에너지는 3분기에 173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9%나 급증한 실적이다. 누적 영업이익이 562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4년 연간 영업이익 6310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도 석유화학 부문에서 올린 1619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석유사업에서 낸 영업손실(1473억 원)을 만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종은 4분기 들어서도 제품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유업은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두 업종의 실적 희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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