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안개속'…투자자도 '답답'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12.04 17:47
대우건설 매각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은행, 증권 등 재무적 투자자(FI) 들의 풋백옵션 행사기일은 얼마 남지 않았으나,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검증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채권은행들도 난감해 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이날까지 매각우선협상 대상자인 자베즈 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그룹은 매각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투자확약서를 통해 이들의 자금조달 능력을 검증하기로 했다. LOC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건 아직 인수자금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호그룹에서 자베즈나 TR아메리카의 LOC를 받았다는 통보가 아직 없었다"며 "현재는 2~3일전 상황에서 전혀 진전된 게 없다"고 말했다.

FI들도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 개시일이 다가오는데다, 금호그룹이 내놓은 비상대책도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다. FI들이 딱히 손 쓸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실제 FI들은 이날 오전 10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별다른 결론 없이 금호그룹에 대한 정보와 풋백옵션 처리방안에 대한 의견만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지난 2일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 금호산업 등의 지분을 무상으로 FI에게 매각하겠다는 제안 외에는 진전된 게 없다"며 "대부분 FI들이 금호그룹에 추가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각 사별 입장을 모아 공동대응하자는 원칙만 오갔다"고 말했다.

그는 "풋백옵션 행사가 이달 15일 시작돼 늦어도 다음주 까지는 결론을 내야한다"며 "은행, 증권 등 FI들은 모두 답답한 상태지만 일단 금호그룹의 통보를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때 금호그룹이 내놓을 대응책도 "크게 미흡하다"는 게 FI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금호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18%)를 FI들에게 넘긴다는 방침이나, FI들은 그룹 전체가 보유한 지분을 받아도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FI는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 금호그룹이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풋백옵션 행사 등 기존 계약조건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전날 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를 3개월 미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풋백옵션 행사일 자체를 다소 늦추는 건 문제가 없으나, 납입 만기일인 내년 6월 15일까지는 모든 문제가 풀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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