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종플루, 올해 가장 요란한 테마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12.09 09:35

[머니위크 커버]□□ 때문에/ 신종플루 때문에

신종플루 '때문에' 증시의 테마시장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전혀 연관성 없을 것 같은 종목들도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는 신종플루주의 대열에 합류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종플루 테마는 환경에 적응하며 변종을 만들어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닮았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 이슈가 부각되면서 다양한 테마종목군이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신종플루와 관련성이 크지 않은 종목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당부다.

◆진화하는 신종플루株

올 들어 신종플루주는 제약주에서 시작해 교육주, 온라인게임주, 수산주 등으로 확산되며 끈질기게 테마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확산 기미를 보이자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한 테마는 제약이다.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종목부터 '정통 신종플루주'로 자리잡은 것.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하는 녹십자가 대표적이다.

이후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손 씻기가 유행하면서 손세정제와 마스크 관련 종목이 신종플루주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신종플루가 창궐하면 휴교령이 내려져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 교육에 몰두할 것이라는 논리가 더해지며 교육관련주와 온라인게임주도 신종플루의 수혜주로 등장했다.

집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가세하며 홈쇼핑주도 새로운 '신종플루 세력'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이들 변종 신종플루주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수산주가 '새 멤버'로 영입됐다. 수산주의 신종플루주 영입은 신종플루 때문에 신선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높은 변동성 유의

신종플루주로 분류된 종목의 특징은 무엇보다 주가 변동성이 심하다는 것이다. 테마주의 특성상 소식과 정보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이는데다, '너만 알려줄게'라는 미확인 정보까지 가세하면서 주가의 요동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종플루 백신을 제조하는 녹십자는 여름 초입인 올해 6월 말까지 9만5000원대에서 큰 변동 없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계절이 차가워지는 가을 이후 바이러스가 강한 활동력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7월부터 주가는 뛰기 시작했다.

7월 초 9만6000원대이던 주가는 지난 8월25일 장중 22만500원까지 치솟으며 2달 새 2.3배로 올랐다. 그러나 막상 신종플루가 위세를 떨치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9월 들어 11.3% 하락하며 14만원대로 내려앉은 주가는 10월 들어 최고 19만1000원까지 반등했지만 11월 이후 약화되며 최근에는 13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나마 녹십자는 기술력이라도 보유하고 있어 나은 편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신종플루주로 분류된 종목 가운데 하나는 8월 중순까지 1700원 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가다가 9월 들어 신종플루주로 분류되며 9월 초 9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신종플루 약발이 다하면서 내리막을 걸어 최근에는 2800원대에서 힘없는 걸음을 하고 있다.

신종플루 수혜주로는 제약주 외에 마스크 생산기업으로 웰크론지코앤루티즈, 스카이뉴팜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초극세사 기술을 보유한 웰크론은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은 기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신종플루의 활동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녹십자와 같다.

웰크론은 6월 말까지 1350원에서 오르내리던 주가가 신종플루 영향으로 11월 초 84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테마 약효'가 힘을 잃으면서 최근에는 4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종플루 테마에 이름을 올린 손세정제 업체로는 파루메가바이온, 기초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이름난 에이블씨엔씨, 제약업체로 탄탄함을 과시하는 일동제약이 대표적이다.

온라인교육주와 게임주도 신종플루 테마로 편입된 뒤 강한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원상복구 수준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강하다. 메가스터디크레듀 등이 신종플루 테마에 편승한 온라인교육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위세가 약해지면서 관련주도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때문에 소문만 믿고 뛰어든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속을 끓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종플루 틈탄 작전도 주의

증권가에서는 신종플루주가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내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바탕에는 '한 몫 잡으려는 심리'가 숨어있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인 테마에서 비켜껴나 혜성처럼 등장한 신종플루 관련 재료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에게는 '구세주'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금욕(金欲)이 집약된 증시에서 신종플루 테마는 사회ㆍ경제적 안정성 등 도덕적 차원과 달리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내면적 심리를 자극해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기 쉬운 테마창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제약주에서 비롯돼 손세정제, 마스크, 온라인게임, 온라인교육, 홈쇼핑, 수산주까지 진화된 신종플루 테마는 작전 세력이 개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처럼 증시의 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신종플루테마는 '단기 고수입'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며 "하지만 신종플루와 관계없는 종목도 적당히 포장돼 '독이 든 복어'처럼 덥석 물다간 작전세력에게 큰 코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플루 수혜주에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는 저평가된 대형 우량주를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신종플루주 가운데서도 기술력이나 실적이 보장된 우량주에 느긋한 마음으로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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