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주위 산만한 아이, 과잉행동장애?

이서경 푸른소아정신과 원장 | 2009.12.20 09:43

[이서경의 행복한 아이 프로젝트]

초등학교 3학년인 영석(가명)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의심이 되는 아동이었다. 수업시간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학습에 집중을 못 해 금세 딴 짓을 하거나 멍하게 있는 등의 모습을 많이 보였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것을 잘 못 하고,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심리검사와 아동의 행동 관찰 및 면담 등을 통해 보니 영석이는 지능은 평균보다 높았으나 지적인 능력에 비해 주의력 수준은 약간 떨어졌다. 다행히 영석이는 친구들과의 관계나 부모와의 관계가 좋았고, 학습에 집중을 못하고 약속을 어기는 문제 이외에는 정서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부모는 곧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공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영석이의 학습에서의 집중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영석이처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은 학습에서 집중시간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짧고, 주변에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느라 주의가 산만해지기 쉽다. 예를 들어, 방에 공부하러 들어갔다가 "물 마시러 나왔다. 화장실 가겠다"라며 수시로 들락날락 하거나, TV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밖으로 나와 본다든지 하는 등 한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있기가 어렵다.

또 차분하게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 계획성 있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험에 대비할 때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손에 잡히는 대로 공부를 하거나 좋아하는 과목만 치중하여 공부하다가 전체 성적 관리가 안 되는 경우도 흔하다.

ADHD 아동은 공부할 때 주의력을 높여주기 위하여 부모가 특별히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챙겨줘야 한다.


첫째, 공부하는 환경은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돈하는 습관을 길러주자. 주변 환경이 어수선할수록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ADHD 아동은 책상 위에 컴퓨터나 장난감, 만화책 등을 놓으면 안 되고, 되도록 공부하는 책과 필기구만 깨끗하게 정리시켜 놓는 것이 좋다. 공부가 끝나고 나서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파일이나 서류함 등을 이용하여 공부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자꾸 들이게 해주자.

둘째, 공부는 한 번에 장시간 하기보다는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큼 짧게 끊어서 여러 번에 나누어 하는 게 더 좋고,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 또는 어려운 과목과 쉬운 과목을 연이어 배치하여 균형 있게 공부를 하도록 도와주자.

셋째, 아이가 집중을 잘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칭찬이나 관심을 보여주어 강화하여 주자. 다 끝난 이후에 “얼마나 잘 했나.”를 보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을 때 “잘 하고 있구나.”라고 긍정적으로 강화하여 주어 아이가 동기 유발이 되어 집중력을 더 높이고 학습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즉, 부모는 자동차가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이 아니라 도로를 주행하고 있을 때 “제대로 잘 가고 있다. 이 방향으로 하면 더 잘 갈 수 있다.”라고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막연하게 공부하라고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알려주자. ADHD아동은 계획세우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이를 자꾸 훈련시켜 줘야 한다. 공부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훈련을 하는 게 좋다. 특히 공부와 관련해서는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공부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할 것인가.”라는 계획을 짜주고 이 계획이 시험이나 부모가 체크하는 쪽지시험 등 눈에 보이는 성과 측정과 연관될 수 있게 세워준다면 아이의 학습 성과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5. 5 [더차트] "자식한테 손 벌릴 순 없지"…50대, 노후 위해 '이 자격증' 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