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풋백옵션 연장 의향 11일까지 접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12.03 15:37

'시큰둥한' FI 4일 추가 논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시점 연장을 약속해 달라는 e메일 계약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FI들은 "금호그룹이 별다른 보상안 없이 도움만 요청했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최근 대우건설 FI들에게 요구한 풋백옵션 행사일 조정 내용을 계약서로 작성해 이날 오전 이들에게 일제히 보냈다. FI들의 계약서 작성 시한은 오는 11일이다.

계약서에는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풋백옵션 행사 일을 2개월 늦춰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금호그룹은 원래대로 내년 6월15일까지 대금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FI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인수합병 작업과 보조를 맞춰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FI들은 4일 오전 모여 이번 계약서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한 FI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여러 가지 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풋백옵션 행사 일을 연기해 달라는 것 같다"며 "FI들이 4일 모여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는데 다음 주쯤 결론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조달하면서 17개 FI들과 풋백옵션 계약을 맺었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주가가 이달 15일까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이 가격에 FI가 보유한 주식을 되사기로 했다. 금호그룹이 FI로부터 되사야 하는 대우건설 주식은 4조2000억 원 규모다.


이날 금호그룹이 보낸 계약서를 받은 일부 FI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금호그룹이 아무런 보상 없이 FI들에게 연장 요청만 바라고 있어서다. 또 금호그룹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때 FI들에게 추가 요구사항이 나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의 또 다른 FI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빨리 결정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금호그룹이 지금은 연장을 요청한 상황이지만 나중엔 풋백옵션을 포기해 달라고 매달릴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FI들은 이번 풋백옵션 연장 요청을 매우 안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금호산업이 FI들에게 대우건설 지분 18.6%를 무상으로 넘기는 방안은 이번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이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해 금호로부터 받는 돈은 약 4조2000억 원이지만 금호가 내놓은 대우건설 지분 가치는 현재 7300억 원 수준에 불과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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