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액면분할로 IPO 제약 해결

더벨 이재영 기자 | 2009.12.03 07:52

2000만주→2억주... 주당 10만원대로 투자 문턱 낮춰

더벨|이 기사는 12월02일(11: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IPO를 위한 최소 주식수 제약을 해결한 것은 물론 주당 예상공모가를 100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끌어내려 투자 문턱을 낮췄다.

삼성생명의 액면분할은 예견된 일이었다. 실제 삼성생명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에 "액면분할 필요성 여부에 대한 제언"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이번 IPO를 통해 삼성차 채권단이 보유한 350만주를 매출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IPO의 목적이 삼성차 채권단의 채무 해결인데다 지분 구조상 최대주주(이건희 회장·삼성에버랜드 등)의 추가 지분 매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 350만주(17.5%)만 매각할 경우 법적 문제를 피하기 힘들다. 현행법상 자기자본 2500억원 이상인 회사의 경우엔 최소 500만주 이상+지분율 10% 이상을 공모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액면분할 없이 이 요건을 갖추려면 삼성차 채권단 지분 외에도 △이건희 전 회장 지분 415만여주 중 최대주주가 바뀌지 않을 정도의 수량인 120만주(6%) △삼성문화재단 등 기타 계열사 7곳이 가진 50만주(2.5%)를 대부분 매각해야 한다.


이번 10대 1 액면분할로 삼성생명의 보통주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어든다. 총 발행 주식 수는 2000만주에서 2억주로 늘어난다.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만 구주매출해도 3500만주(17.5%)로 상장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굳이 신주를 발행해 주식 가치를 깎거나 최대주주 지분을 더 내놓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 삼성생명은 이번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좀 더 활발히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재 삼성생명의 1주당 예상공모가는 100만원에 육박한다. 심리적으로 개인투자자가 공모에 참여하기 힘든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고액인데다 주식 유동성이 적어 상장 후 주가 상승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액면분할은 이런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해준다. 발행 주식수가 10배로 늘어나는 만큼 주당 예상 공모가는 10만원대로 떨어지게 된다. 소액 투자자의 공모 참여가 쉬워진 셈이다. 체감 가격이 낮아지고 유동성이 커져 향후 주가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각에서는 공모가 착시 현상으로 주가가 20만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액면분할로 유통주식수 부족에 따른 주가하락 방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고가 주식매입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해소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액면분할은 내년 1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IPO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액면분할에 대해 꾸준히 검토해온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 중 주관사 사업착수회의(킥오프 미팅)를 열고 구체적인 일정 및 실사방법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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