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풋백옵션 조정' 카드 꺼낸 이유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진우 기자 | 2009.12.02 17:49

(상보)"대우건설 매각 무산" "본계약 지연 감안한 통상조치"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에게 '풋백옵션 조정' 카드를 꺼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전날 대우건설 FI들에게 오는 15일 시작되는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1∼2개월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하면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FI들에게 무상으로 넘기는 대신 FI들이 풋백옵션을 포기해 달라는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조달하면서 17개 FI들과 풋백옵션 계약을 맺고, 대우건설 주가가 이달 15일까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이 가격에 FI가 보유한 주식을 되사기로 했다. 금호그룹이 FI로부터 되사야 하는 대우건설 주식은 4조2000억 원 규모다.

금융계에선 우선 풋백옵션 행사 연기 요청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호 측이) 대우건설 매각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의 자금 확보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일정을 보면 대우건설 매각의 본 계약이 내년 1~2월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금호그룹의 회계결산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문제를 고려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FI들은 대우건설 매각을 전제로 금호그룹의 옵션행사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 실패를 전제로 한 제안에 대해선 FI들이 상당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성사되기 어렵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은 모두 6071만6522주(18.6%)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 7255억 원 가량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 측 제안이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를 전제한 것으로 확정적인 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FI마다 입장이 달라서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호 측은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풋백옵션 계약을 개정해 FI들에게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 측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1곳으로 정하되, 현재 2곳의 자금조달 능력이 불투명할 경우 협상을 결렬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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