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사퇴, KB금융 회장 선임 3대 변수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권화순 기자 | 2009.12.02 09:11

일정 강행여부, 금융당국 기류등 관건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왼쪽부터)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후보군이 한명으로 좁혀진 상태에서 예정대로 후보자 최종 면접을 진행할까.

면접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가 돌연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남은 후보는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한 사람뿐이다.

금융계는 향후 회장 선임 '돌발' 변수로 3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회추위가 일정을 '강행' 할지, 아니면 '숨고르기'에 돌입할 지가 관건이다. 홀로 남은 강 행장이 인터뷰에 참석할지, 포기할지도 '관전' 포인트. 여기에 금융당국의 기류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회추위, 일정대로 갈까= 당초 오는 3일 3인의 후보 면접이 진행되고,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 맴버 중 3분의 2의 찬성표를 얻은 후보가 사실상 회장으로 내정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2명의 후보가 돌연 '불공정한 경쟁'을 이유로 면접 불참을 선언했다. 회추위는 일단 예정대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정을 중단하면 중도 포기한 후보의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회추위가 부담을 느끼고 면접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독 후보로 진행 될 경우 강 행장이 인선 절차를 둘러싼 '비판'을 그대로 떠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사외이사들에 지나친 권한을 준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터다. 강 행장이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통성'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

◇강 행장, 나홀로 인터뷰?=단독 후보로 남은 강 행장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회장 선발 과정이 파행을 겪은 만큼 강 행장이 '무혈입성'을 해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공산이 크다.


강 행장도 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명의 후보가 인터뷰 불참을 선언한 직후인 1일 밤, 인터뷰에 참석할 거냐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측근들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무리한 도전' 보단 공모 절차를 다시 해 당당하게 선임되는 것이 바람직하단 의견도 있다. 반면 "지금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애매하다"면서 "단독 후보 면접이 금융계에서는 다반사"라는 주장도 나온다.

◇무시 못할 당국 변수=금융당국은 이번 '파행'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KB금융이 민간 금융회사인 만큼 당국이 전면에 나서 가타부타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국은 최근 은행장 적격성을 사전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구나 KB금융 회장직은 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생긴 자리. 결국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당국의 호불호가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이번 회장 선임이 너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가 2010년 3월 정기 주총이 있는데도 굳이 1월 초 임시주총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것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작 이번 회장 선임 절차는 지난해 황 전 회장을 낙점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일정이 촉박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해의 경우 5월30일 회추위가 구성된 후 7월3일 최종 면접을 거쳐 후보를 확정했다. 올해는 10월29일 회추위가 꾸려졌고, 3일 단독 후보자를 가릴 예정이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