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한노총 위원장 "고뇌의 결단"

오동희 기자, 신수영 기자 | 2009.11.30 18:12

복수노조 허용 금지로 선회..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실행 유예 요청

"지난 60여년 동안의 한국 노동 운동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립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복수노조 허용 입장에서 상생의 노사를 만들기 위해 복수노조를 금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급선회했다. 또 노조 전임자 급여를 노조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실행 유예를 요청했다.

장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지도부가 내놓은 대국민 선언은 내년 1월로 다가온 복수노조 허용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노사정 갈등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장 위원장은 30일 국회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대국민선언'을 통해 "지금 한국 노동운동과 노사관계는 역사적 갈림길에 서있다"며 "상생과 협력의 진정한 노사관계 선진화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87-89년 노동자 대투쟁 시대로 회귀할 것인가를 선택해야할 중대한 기로에 처해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 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내년부터 지난 13년간 유예돼 사실상 사문화된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와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을 규정한 법 시행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지난 13년간 사문화된 법을 대책없이 시행한다면, 우리 노사관계를 20여년전 노동자 대투쟁 시대로 회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내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기업 내부에서 노동조합 사이에 사활을 건 조직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의 인기를 얻기 위해 서로 다투어 목소리를 높이고,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은 명약관화해 결국 노조 사이에 강성 투쟁 경쟁을 불가피하게 하고 더 투쟁적인 노조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의 이같은 주장은 그동안 복수 노조 허용 입장을 견지했던 한국노총이 복수노조 금지 쪽으로 선회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 위원장은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상생과 협력의 선진적 노사관계 실현을 요원하게 할 것"이라며 "결국 우리 노동자의 자리가 줄어들고 고용불안은 심화될 것이며,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국가의 선진화도 멀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긴급 기자간담회와 관련 "지난 60여년 동안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이끌어온 한국노총의 위원장으로서 우리 노사관계가 다시 투쟁의 시대로 후진하는 것을 그대로 방관할 수 없다"며 "이러한 절박한 심정에서 오늘 노동운동 역사상 노동조합의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노사정을 비롯한 국민여러분께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 전임자 급여 문제가 더 이상 노사간 쟁점이 되지 않도록 노조 스스로 개혁해 나가겠다며, 전임자의 수가 지나치지 않도록 하고 전임자들이 노사상생을 촉진하는 일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총과 산별연맹은 즉시 전임자문제 개선 특별위원회를 마련해 전임자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노조자율적인 전임자 급여문제 해결을 전제로 이법의 폐기 또는 시행을 위한 준비기간을 제안했다. 이 기간 동안 전임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조의 구체적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동시에 복수노조와 관련해서도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즉각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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