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든 두바이폭풍…유럽은행부실 변수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11.30 11:44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두바이발 충격에 급등락했던 코스피지수와 환율은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지난 금요일 급등락을 딛고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회복세가 계속될지는 단언할 수 없다. 가능성은 적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 악화해 유럽계 은행의 무차별적 대출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10분 현재 2.4% 오른 1561선에서 거래 중이다. 1600선에서 1500 초반까지 고꾸라졌던 지난 금요일 하락분을 완전히 되돌리진 못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빠른 회복세다. 외국인도 1000억원이 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환율도 이성을 되찾았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떨어진 1160.5원에서 거래 중이다. 장중엔 1158원대까지 하락해 두바이쇼크 이전 수준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이런 안정세는 두바이쇼크 '폭탄'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다는 데 안도한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이 반영된 걸로 보인다.

1년 2개월전. 리먼브러더스 때와 비교하면 두바이월드의 채무규모는 10분의 1 수준이다. 당시 미국 총 모기지 규모가 10조달러가 넘었고 이중 6%인 6000억달러가 부실화한 것과 비교하면 두바이월드 채무는 590억달러에 불과하다.

당시 모기지자산에서 비롯된 파생상품 부실까지 합세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불을 댕긴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훨씬 덜 복잡하다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회복움직임이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익스포저가 큰 유럽계 은행이 상대적으로 회복이 빠른 국내 대출을 재빠르게 회수할 가능성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얼어붙을 경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유럽계 은행이 우리나라에 넣어놓은 자금은 총 1979억 달러. 이중 주식투자가 396억달러, 채권투자가 545억달러다.

현재까지 유럽은행의 신용경색 조짐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위기설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26일 라이보(Libor·런던은행간 단기금리)는 0.254%였는데 두바이쇼크가 가시화한 27일엔 불과 0.001%포인트 올랐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리먼사태 때 라이보금리에서 대번에 반응이 왔던 데 반해 이번엔 자금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미미하다"며 "다만 앞으로 변동성 여부는 전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이 미국증시 등 주가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은행들이 단기외채인 조선사 환헤지물량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신용경색이 나빠질 경우 급격한 외화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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