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發 충격파 간접적… 조정 후 안정" 우세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11.27 16:58

유럽계 자금회수, 캐리자금 청산 등 예의주시해야

'두바이발 쇼크'로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댔다. 글로벌 금융위기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을 뿐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 폭락하며 15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지난밤 3% 하락한 유럽증시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달러와 엔 같은 안전자산 강세로 환율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넘게 올라 1175.5원에 마감했다.

후폭풍이 예상보다 거센 셈이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 규모가 크지 않아 유럽 등에 비해 노출(익스포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좋은 예다. 결국 심리적 요인에 흔들렸다는 얘기다.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은 이후다. 시장심리가 한번 요동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신흥시장국으로 쏠리던 자금이 불안심리 때문에 회수되면 해당 국가에선 일시적 흔들림을 겪을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외채무는 1230억달러. 이중 약 80%가 유럽계 은행 몫이다. 만에 하나 제2의 두바이월드가 나타나면 유럽계 은행은 물린 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회복에 탄력을 받고 있던 우리나라도 회수 대상국에서 예외는 아니다. 선박금융이나 기업대출 등 유럽과 연결돼 있는 자금줄은 적지 않다.


최근 미국 저금리 기조를 틈탄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극성이라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엔화까지 초강세를 띠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도 불안한 지점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차익실현 흐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그간 시장에서 원화를 매수했던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며 "언제 차익을 실현할지 저울질하던 차에 두바이쇼크와 달러강세가 이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늘 하루 달러선물에서만 4억달러가 순매수됐다. 극히 이례적인 규모다.

다만 두바이쇼크의 본질은 '심리'인 만큼 얼마간의 조정 뒤에 안정될 거라는 시각이 많다. 경기회복 추세에 접어들면서 엇박자 조짐을 보였던 국제공조가 다시 견고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간 시장이 좋을 거라는 기대가 컸던 터라 시장에 충격은 더 컸던 경향이 있다"며 "익스포저 등을 고려하더라도 일부 과민반응도 나타난 만큼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국제공조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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