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달라진 '지스타' 더높이 날까

부산=정현수 기자 | 2009.11.27 07:41

첫날 관람객 3만여명 추산··"부산국제영화제 수준으로 도약 목표"

↑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된 지스타2009에 참석한 김형오 국회의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지스타한다고 며칠 전부터 계속 방송도 나오고 해서 부산 사람들 중 지스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09(이하 지스타)'가 개막된 26일 부산 벡스코(BEXCO) 앞에서 만난 택시 운전기사의 말이다. 지난해까지 '찬밥' 신세를 받던 지스타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국제' 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한 올해 지스타는 NHN,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게임, CJ인터넷 등 국내외 198개 게임사들이 일제히 참가해 미공개 신작을 대거 선보였다. 그동안 국내업체들만의 '잔치'에 그쳤던 예년과 달리 글로벌 게임업체들도 속속 지스타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사로 유명한 블리자드는 지난해까지 지스타 주최측의 갖은 구애에도 참가를 꺼리다 올해 전격 참가를 결정했다. 내년 출시가 예정된 '스타크래프트2'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블리자드는 100여대에 이르는 컴퓨터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스타크래프트2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가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2' 전시관

이밖에 글로벌 사업을 위해 기업대기업(B2B)관에 참가한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지스타에 참가한 글로벌 게임업체 수는 더욱 늘어난다. 중국 최고의 게임업체인 샨다게임즈의 다이애나 리 대표, 러시아 최대 게임업체 아스트롬온라인의 프세볼로트 레오노프 부사장은 행사장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지스타의 달라진 위상에 국내 게임업체들도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내년 최고의 기대작인 NHN의 '테라'는 대규모 영상관과 시연대를 설치해 호평을 받았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하듯 상영관을 설치하고 일반인에 처음으로 영상을 공개했다. 이밖에 네오위즈게임즈의 '에이지오브코난', CJ인터넷의 '드래곤볼온라인' 등 미공개 신작들도 지스타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중소 규모의 게임업체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한빛소프트는 '삼국지천' 등 총 7개에 이르는 신작을 이날 공개했고, 위메이드도 '네드' 등 신작 3편을 선보였다. 수출계약도 이어져 와이디온라인은 '밴드마스터'를 필리핀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고, 엠게임은 '발리언트'의 브라질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지스타가 개막된 26일에는 약 3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지스타 주최측은 개막 첫날 약 3만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나흘간 총 18만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20만명이 방문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최측은 통상 주말에 관람객이 대거 몰린다는 점에서 20만명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스타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세계적인 문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을 일단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글로벌 업체들의 인식 변화로 지스타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미공개 신작이 대거 출시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지스타가 온라인게임에 편중돼 있어 '반쪽 행사'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의 '게임스컴'과 같은 세계적인 게임전시회에는 닌텐도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서비스하고 있는 비디오게임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산 개최로 여러가지 면에서 지스타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기대감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해외 게이머들까지 유치할 수 있는 세계적인 게임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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